경쾌한 탭댄스가 심장을 강타하는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가 코로나 19를 뚫고 잠실 샤롯데시어터에서 공연 중이다.
1930년대 미국 경제 대공황기를 배경으로 한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시골에서 상경한 소녀 페기 소여가 우여곡절 끝에 브로드웨이의 스타로 탄생하는 과정을 그린 신데렐라 스토리다. 경제공황으로 전 세계가 얼어붙은 그 무렵, 당대의 연출가 줄리안 마쉬를 중심으로 극중극 '프리티 레이디'의 성공을 위해 분투하는 배우들의 열정은 코로나 19로 직격탄을 맞은 요즘 세상과 상당히 닮아 있다.
1933년에 제작된 할리우드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는 1980년 뉴욕 윈터가든 극장에서 초연된 이후, 5,000회 이상 공연되며 전세계에서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국내에서도 1996년 초연 이후 10여 차례 공연되며 한국 뮤지컬의 성장과 함께해온 의미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최정원 남경주 등 1세대부터 3세대 배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스타들을 배출하며 흥행성과 작품성, 기술력까지 인정 받았다.
올해 무대 역시 20년 넘게 농축된 제작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층 탄탄한 드라마를 선사하고 있다. 마쉬 역의 송일국, 도로시 역의 배해선, 메기 역의 홍지민, 그리고 주인공 페기 소여 역의 김환희 등 배우들의 앙상블이 화려한 탭댄스와 맞물려 톱니바퀴처럼 착착 돌아간다.
무엇보다 탭댄스의 향연은 단연 압권이다. 막이 서서히 오르면 탭을 추는 배우들의 발부터 보이는 명장면부터 거대한 동전 위에서 펼쳐지는 '코인 댄스', 계단에서 연출하는 스펙터클한 탭댄스의 군무에 이르기까지 시종일관 눈길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전체 출연배우 37명 가운데 31명이 탭댄스를 선사하면서, 타임 스탭(Time Step), 합 셔플(Hop Shuffle), 윙(Wing), 버팔로(Buffalo), 풀 백(Pull back), 크램프 롤(Cramp roll) 등 다양한 탭댄스의 기술을 뽐낸다.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흥겨운 테마곡 '위 인더 머니(We're in the money)'와 감미로운 '브로드웨이의 자장가'의 멜로디도 다양하게 변주되며 귓전을 맴돈다.
주인공 배우 도로시의 부상으로 급하게 주인공으로 발탁된 페기에게 연출가 줄리안 마쉬는 이렇게 말한다. "지금은 작은 먼지에 불과하지만 첫 무대를 끝내고 돌아왔을 때 너는 스타가 되어 있어야 해."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씩씩한 소녀 페기의 반짝이는 눈빛은 관객들에게 한없는 긍정의 에너지를 선사한다.
지긋지긋한 코로나 시대를 버텨낼 용기를 불어넣어주는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오는 8월 23일까지. 제작 CJ ENM, ㈜샘컴퍼니.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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