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투수 오승환(38)이 미처 인지하지 못해 사인을 해주지 못한 아이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오승환은 최근 '자녀가 사인을 못 받아서 섭섭해 했다'는 메시지를 SNS로 받았다.
평소 어린이 팬을 잘 챙기는 오승환은 답장을 통해 해당 아이의 부모에게 "죄송하다"는 글을 올렸다.
"아이들을 봤다면 그냥 지나치지 않았을 것"이라며 고의가 아니었음을 누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도 조카가 있고...아이들은 절대 지나치지 않는데"라며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로 답글을 맺었다.
오승환의 사과 글에 대한 캡처 사진이 9일 팬 커뮤니티에 올라오면서 화제가 됐다.
오승환으로선 당황스러웠을 만한 상황이다. 그는 "비오는 날 아이가 비 맞고 기다렸다길래 미안해서 그런건데 기사화 될 줄 몰랐다"며 난감해 했다.
'언택트 시대', 엄밀하게 말하면 논란 조차 될 수 없는 해프닝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선수들은 팬들과 직접 접촉이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개막 후 무관중 경기가 이어지면서 팬들과의 접촉은 자연스레 줄었다. 하지만 최근 제한적이나마 관중 입장이 가능해지면서 접촉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늘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코로나19 대응 지침에 따르면 야구장에서 선수와 팬들 간 동선은 철저히 분리돼야 한다. 각 구단들은 홈팀과 원정 팀 모두 팬들과 접촉이 없는 동선을 마련해야 한다. 즉, 선수와 팬 간의 물리적 접촉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 이 같은 분리 동선은 각 구장 별로 시행중이다.
구장 밖 선수들의 팬 응대 매뉴얼도 있다. '사인 요청시 최대한 사양한다'는 규정이다.
아쉽지만 코로나19 사태 종식 전까지 이 같은 '언택트 규정'은 계속 유효하다. KBO리그에 소속된 구성원인 선수는 이 같은 지침을 따를 의무가 있다. 사인을 해주는 것이 선수 마음이 아니라는 뜻이다. 만에 하나 감염자와의 접촉 시 집단 이동 생활과 밀접 접촉하는 야구단 특성상 프로야구가 중단되는 최악의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선수들은 우연히 마주친 팬들의 사인 요청을 거절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팬을 무시하는 선수'란 낙인도 두렵다.
가장 바람직한 모습은 팬들이 비상 시국 동안 물리적 접촉을 자발적으로 자제해 주는 것이다.
아끼는 선수를 위하고, 지속가능한 프로야구를 위한 배려가 될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가 몰고온 언택트 시대. 프로야구도 예외는 아니다. 무척 아쉬운 일이지만 당분간 선수 접촉을 자제하는 팬들의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은 여전히 '비상 시국'이기 때문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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