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2등 케이블 채널들의 반란이 시작됐다. 자체 콘텐츠 제작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며 생존하겠다는 전략이다.
콘텐츠가 경쟁력이라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1인 콘텐츠들도 퀄리티만 보장된다면 '대박'을 터뜨리는 시대다.
사실 케이블 채널이 성장했다고는 하지만 CJENM 계열에 국한된 일이었다. tvN 등의 채널은 지상파 못지않은 경쟁력을 갖췄지만 다른 채널들, 특히 지상파 방송의 케이블 채널을 제외하고는 재방송 등 재활용 수준의 프로그램이 넘쳐났다.
하지만 최근 들어 몇몇 채널들에서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시작은 kt 계열의 SKY TV다. 이들은 올 3월 채널 브랜드를 개편하며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스카이드라마(skyDrama)는 종합 드라마 오락 채널 '스카이'(SKY)로, 스카이엔터(skyENT)는 버라이어티 채널 '엔큐큐'(NQQ)로 변경한 것.
그러면서 2049 시청층을 겨냥, 오리지널 예능 콘텐츠를 꾸준히 제작하고 있다. '위플레이' 시리즈는 이들이 제작하고 있는 대표적인 오리지널 콘텐츠다. '위플레이' 시즌1과 2를 연출한 김주형 PD는 SBS 출신으로 '런닝맨'과 넷플릭스 예능 '범인은 바로 너'를 제작한 '스타급' PD다. 김 PD와 강호동 이수근 하하 등 톱 MC들이 투입돼 지상파 못지 않은 예능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 판에 디스커버리 채널도 뛰어들었다. 디스커버리 채널은 다음달 1일 유료방송 점유율이 가장 큰 kt와 합작해 디스커버리 채널 코리아를 개국하면서 아예 제작사 스튜디오 디스커버리까지 설립했다. 또 한국의 대표 리얼 예능 프로그램들을 제작했던 PD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콘텐츠 제작 역량 강화에 나섰다.
우선 SBS 예능국장 출신 정순영 PD를 제작총괄로 영입했다. 정 PD는 SBS에서 '정글의 법칙', '김연아의 키스&크라이', '도전! 1000곡', '결정! 맛대맛', '솔로몬의 선택', '호기심천국' 등 굵직한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했던 관록의 연출가다.
여기에 '마스터 셰프 코리아'와 '한식대첩', '테이스티로드'를 제작한 '쿡방' 예능의 전문가 하정석 PD, '탑 기어 코리아'와 '드라이브 클럽'을 연출한 '자동차' 예능 전문가 서승한 PD 그리고 '풀 뜯어먹는 소리'를 제작한 엄진석 PD, '집밥천재 밥친구', '비밀독서단'의 김도형 PD, '서울메이트'를 연출한 김영화 PD와 이준석 PD도 품에 안았다.
뿐만 아니라 kt와 합작한 만큼 100번대 이후에 있던 채널 번호도 굉장히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디스커버리 채널 코리아 관계자는 "디스커버리 채널 코리아만의 색깔이 담긴 리얼 라이프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서는 한국 예능 분야에서 제작 능력과 노하우를 인정받은 제작진 영입이 최우선 과제였다"며 "일상의 재미를 담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국내 예능에서 활약한 PD들을 영입한 만큼,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예능 프로그램들로 한국 시청자들의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재미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제작 및 기획 과정에서부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미디어 그룹 디스커버리가 콘텐츠 제작사를 차린 것은 아시아에서 한국이 처음이다. 자신감은 역시 '콘텐츠가 힘'이라는 공식에서 나온다. 최근만 보더라도 종편 TV CHOSUN은 '트롯' 시리즈로 단숨에 메이저 채널로 거듭났다. JTBC 역시 꾸준히 자체 예능과 드라마를 제작하고 '대박'을 터뜨리면서 고정 시청층을 확보했다. 콘텐츠만 제대로 갖추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이다.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