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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각대학 스포츠학부에 휘몰아친 소위 '정유라 사건'의 후폭풍이다. 2015년 이화여대에 입학한 최순실 딸, '승마특기생' 정유라에 대한 방만한 학사관리가 공개된 후 국민적 공분이 일었다. 2017년 4월 교육부가 '학습권 보장을 위한 체육특기자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각 대학은 비상이 걸렸다. '체육특기자' 제도는 축소되거나 전면수정됐다. 2018년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이하 KUSF)는 대학스포츠 운영규정 개정을 통해 '학생선수가 졸업조건을 충족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재학중 혹은 휴학중에 프로구단이나 실업팀에 스카우트되어 각 종목 협회나 연맹 소속 선수가 되면 해당대학의 학생선수 자격을 상실한다. 이 경우에도 대학의 일반학생으로서의 지위는 그대로 유지된다'는 조항을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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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현의 경우 '체육특기자' 졸업 조건은 일찌감치 충족됐다. 기본 전공 46학점 중 37학점, 심화전공 26학점 중 42학점을 이수했다. 총 72학점 중 79학점 이수를 완료해 졸업요구 최소 이수학점 130학점을 채웠다. 그러나 일반학생 졸업 기준이 뒤늦게 소급 적용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기존에 취득한 '특기생 전공학점'이 모두 일반 교양 학점으로 전환되면서 전공필수, 전공선택 학점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 됐다. 3년간 힘들게 채운 학점은 무용지물이 됐다. 2011년 입학한 프로골퍼 한창원의 경우, 군대와 휴학으로 2018년 이후 졸업하게 되면서 '일반학생' 학점을 다시 채워야 하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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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와 운동은 병행해야 하고, 모든 학사관리는 공정해야 하고, 선수의 학습권은 보장돼야 한다. 그러나 기존 법이 폐지되고 새 법이 제정될 경우엔, 통상 유예기간이나 '경과조치'라는 것이 존재한다. 구법과 신법의 과도기, 공연한 혼란과 희생양을 막기 위해 조치다. 그러나 최순실 정국, 여론의 뜨거운 질타 속에 '기입학한 체육특기자'에게 닥칠 미래는 일절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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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옥 고려대 국제스포츠학부 학부장(개인종목부장)은 "2018년 개정된 규정을 경과조치 없이 기존 입학생들에게도 일률적으로 적용하다보니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게 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미래의 꿈을 위해 운동과 공부를 병행하며 노력해온 학생선수들이 그동안 쌓아온 학점을 인정받지 못해 추가로 수업을 듣고, 내지 않아도 될 등록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위기에 처한 체육특기자들의 졸업을 위해 고려대는 지난해부터 유연학기제를 도입했다. 시즌이 끝난 10월 말부터 12월 중순까지 8주에 걸쳐 학기중 채우지 못한 학점을 최대 20학점까지 이수할 수 있도록 대학측이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 마련한 고육지책이다. 류 교수는 "교과과정을 준수하며 열심히 공부한 학생이 갑작스럽게 바뀐 규정 때문에 학점을 인정받지 못한다면 공정하지 못하다. 이런 불합리한 현실을 나몰라라 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