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들어 신용대출이 불과 열흘 만에 다시 1조원 이상 불었다.
이는 신용대출자들이 확보한 자금을 주식이나 부동산 등 투자용 자산에 투입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결국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로 '빚투(빚내서 투자)'를 한다는 셈이다.
또한 코로나19로 살림이 어려워지면서 신용대출로 생활자금을 메우는 가계도 늘고 있어서다.
13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시중 5대 은행에 따르면, 9월 10일 현재 신용대출 잔액은 총 125조4172억원이다.
8월 말 집계 당시 잔액(124조2747억원)과 비교하면 10일 만이며, 영업일 기준으로 보면 8일 만에 1조1425억원이나 더 증가한 것이다.
금융업계는 이런 추세라면 5대 은행의 9월 전체 신용대출 증가폭도 역대 최대였던 8월(4조755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달 10일 기준 5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1.85∼3.75%로 조사됐다.
약 한 달 전인 8월 14일자 금리(1.74∼3.76%)보다 상단이 약간 높아졌지만, 여전히 2%대 초반~4%대 초반인 주택담보대출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신용대출 급증세가 이어지는 것은 부동산·주식 투자 자금 수요뿐 아니라 생활자금 사용이 늘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8월 사상 최대로 늘어난 신용대출에는 카카오게임즈 일반투자자 공모주 청약 증거금 수요가 상당수 포함돼 있다.
9월 초 청약 결과 모두 58조원의 증거금이 몰렸는데, 은행 통계에 따르면 청약 일자와 가까운 8월 셋째, 넷째 주에 주로 신용대출이 급증했다.
이에따라 8월 전체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증가액도 사상 최대 기록(4조755억원)을 세웠다.
특히 카카오게임즈 청약 첫날인 이달 1일에만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조8034억원 늘었다. 8월 한 달 전체 증가액의 44%가 불과 하루 새 늘어난 것이다.
부동산 규제의 '풍선 효과'도 신용대출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사실상 막히다 보니 주택 관련 자금을 신용대출로 끌어 쓰는 경우도 적지 않다.
뿐만아니라 최근에는 코로나19에 따른 생활고와 경영난으로 신용대출을 찾는 수요도 늘고 있다.
긴급 재난지원금(사용기한 8월 말) 등까지 바닥난 상태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기도 쉽지 않으니 신용대출에 기댈 수밖에 없어서다.
이처럼 신용대출이 이례적으로 단기간에 불어나면서 금융당국이 은행 담당 실무진, 고위급 책임자들과 연이어 회의를 열고 상황 파악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신용대출 규제 강화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함께 신용대출에 '생계형' 자금이 섞여 있기 때문에 규제에 나서더라도 매우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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