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끝내 반전은 없었다.
삼성 라이온즈 외인 타자 다니엘 팔카가 한국을 떠난다.
삼성 구단 측은 시즌 후 출국한 팔카와 재계약 협상을 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이로써 삼성 타선의 약점이 장타력 부재를 해소할 거포형 대체 외인타자로 기대를 모았던 팔카는 아쉽게 실패한 외인 타자로 짐을 싸게 됐다.
팔카는 왼손 거포로서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올시즌 51경기에서 196타수41안타(0.209), 8홈런, 23타점. 18개의 볼넷에 비해 삼진이 58개로 많았다. 출루율 0.272,장타율 0.367에 그쳤다.
허리 부상으로 시즌 중 퇴출된 타일러 살라디노의 대체 선수로 7월 말 영입된 팔카는 총액 27만달러(연봉 10만 달러, 계약금 2만 달러, 인센티브 5만 달러, 이적료 10만 달러)에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었다.
팔카는 KBO를 거쳐간 홈런 타자 중 역대급인 빅리그 한 시즌 27홈런(2018년) 기록 보유자로 큰 기대를 모았다. 라이온즈의 미국 현지 코디네이터인 애런 타사노도 "장타력이 매우 인상적인 파워히터로서 배트스피드가 빠르기 때문에, KBO리그에서 홈런타자로 자리매김 할 가능성이 크다"고 긍정 평가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코로나19 여파가 발목을 잡았다. 팔카는 봄부터 실전 공백을 안은 채 한국에 왔다. 2주 격리까지 소화했다.
8월23일에야 데뷔전을 치렀다. 쉽지 않았다. 타석에서 뚝 떨어져 선 팔카에게 국내 투수들은 집요하게 코너 유인구 승부를 걸었다. 1-2루 간에 내야수 3명이 서는 극단적인 팔카 시프트까지 발동됐다.
아웃앤인 스윙 궤적의 풀 히터 팔카로선 새 리그에 적응하기 쉽지 않았다. 정면 승부가 거의 없는 유인구 위주의 승부에 무뎌진 실전 감각까지 악재가 겹치며 팔카의 침묵이 길어졌다. 간혹 장타가 터지기도 했지만 인상적인 활약은 아니었다. "100타석까지 지켜봐야 한다"던 허삼영 감독의 믿음도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결국 200타석이 넘도록 반전은 없었다.
설상가상 1루와 외야 수비 마저 평균 이하였다. 급기야 시즌 막판에는 줄곧 지명타자로 기용됐다. 지친 선수들을 위한 순환 보직 자리로서 지명타자제를 활용하는 허삼영 감독의 구상과는 어긋나는 선수였다.
삼성은 스토브리그 시장에서 팔카를 대체할 거포형 외인 타자를 물색할 전망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