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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KCC전 지배한 체력 변수, 집중력 잃지 않은 LG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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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체력 전쟁의 승자는 LG였다.

창원 LG와 전주 KCC의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2라운드 맞대결이 열린 17일 창원실내체육관. 양팀 모두 승리가 간절했다. 홈팀 LG는 주말 2연전에서 부산 KT, 울산 현대모비스에 연속으로 패했다. 연패 탈출이 시급했다. 반면, KCC는 인천 전자랜드와 안양 KGC와의 주말 2연전을 모두 쓸어담았다. 상위권 후보 팀들을 격파하며 5연승을 질주했다. 어떤 팀도 연승을 그만하고 싶은 팀은 없다.

이 경기의 변수는 체력이었다. 양팀 모두 똑같이 4일 안에 3경기를 치르는 일정의 마지막 경기였다. 그나마 유리한 쪽은 KCC. 똑같은 일정을 소화하더라도 이긴 팀과 진 팀의 분위기는 하늘과 땅 차이다. 경기를 이기면 피로가 눈 녹듯이 사라진다.

하지만 경기 전 분위기는 조금 달랐다. 오히려 파이팅을 낸 쪽은 LG였다. LG 조성원 감독은 "상승세의 상대 페이스에 말리면 힘들어진다. 초반부터 선수들에게 강한 압박을 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반대로 KCC 전창진 감독은 "선수들이 힘들어해 조금 걱정이 된다. 어쩔 수 없이 패턴 위주의 공격을 펴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KCC가 유리할 것 같았지만 경기는 박빙이었다. 1쿼터 KCC는 타일러 데이비스와 송교창이 LG 골밑을 압살하다시피 했다. 데이비스는 1쿼터에만 10득점 7리바운드를 기록했고, 송교창이 9점을 도왔다. 하지만 LG도 조 감독의 지시대로 빠른 공격을 중심으로 맞섰다. 특히 1쿼터를 통째로 쉬고 2쿼터에 투입된 김시래가 코트에 들어오자마자 엄청난 스피드로 코트를 휘저으며 분위기를 바꿔놨다.

하지만 2쿼터 중반부터 약속이나 한 듯 양팀 공격이 소강 상태로 접어들었다. KCC는 이해할 수 없는 실책이 계속해서 나왔고, LG는 외곽슛 성공률이 떨어졌다. 서로 공을 돌리다 마지막 선수가 폭탄을 떠안는 듯 답답한 공격이 계속됐다.

그렇게 저득점으로 양팀의 접전이 계속됐다. 고득점이든 저득점이든, 경기 내용이 훌륭하든 그렇지 않든 박빙의 승부는 마지막 승부처에서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그 전쟁 속에서 웃은 건 LG였다. 양팀 경기는 종료 직전까지 누가 이길지 알 수 없을 내용으로 흘렀다. 마지막 집중력 싸움에서 LG가 앞섰다. LG의 기둥은 김시래와 캐디 라렌. 경기 종료 1분2초를 남긴 68-68 동점 상황에서 라렌이 천금의 득점을 했고, 이어진 KCC 공격을 봉쇄한 LG는 김시래가 팀파울 상황 자유투를 얻어내 깔끔하게 2개 모두를 성공시켰다.

마지막 공격 찬스를 날린 KCC는 정창영이 김시래에게 U파울을 범하며 경기를 완전히 내주고 말았다. 73대68 LG의 신승. 김시래는 19득점 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이번 시즌 최고의 활약으로 팀의 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KCC는 믿었던 데이비스와 송교창이 후반 체력 저하를 보이며 전반과는 다른 경기를 했고, 에이스 이정현이 판정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며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고 6득점에 그친 게 아쉬웠다.

창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