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다 까다로운 팀이죠. 편한 팀이 어디 있습니까?"
플레이오프(PO)의 상대가 경남FC-대전 하나시티즌전 승자로 결정된 뒤 나온 김도균 수원FC 감독의 말이었다. 물론 속내는 다르다. 수원FC는 일찌감치 정규리그 2위를 굳히며 PO진출을 확정지었다. 관건은 상대였다. 준PO에 나설 팀들은 21일 최종전에서야 결정이 났다. PO 준비에 한창이던 수원FC 코칭스태프는 '찢어져서' 경기를 지켜봤다. 김 감독은 창원에서 경남-대전전을, 다른 코치진은 서울에서 서울 이랜드-전남 드래곤즈전을 봤다.
결과는 경남이 극적인 드라마를 쓰며 3위, 대전은 어부지리로 4위에 올랐다. 경남과 대전이 25일 준PO를 치르고, 승자가 2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수원FC와 격돌한다. 수원FC 입장에서 내심 바라던 그림이 됐다. 수원FC가 올 시즌 까다로워 하던 팀은 전남과 이랜드였다. 이유가 있다. 두 팀은 스리백을 전면에 내세웠다. 경남과 대전은 스리백을 쓰기도 하지만, 포백을 기반으로 하는 팀이다. 수원FC는 올 시즌 스리백을 쓰는 팀에 다소 고전했다. 측면이 약한 수원FC 입장에서 가운데를 틀어막을 수 있는 스리백은 부담스러운 수비 전형이었다. 실제 수원FC는 올 시즌 전남에 1승1무1패로 고전했다. 이랜드를 상대로는 3승을 챙겼지만, 경기 내용은 압도하지 못했다는 게 김 감독의 평가였다.
반면 경남, 대전에는 강한 편이었다. 경남에는 올 시즌 3승, 대전에는 2승1패를 거뒀다. 경남을 상대로는 3경기서 8골, 대전전에는 6골을 넣었다. 수원FC식 공격축구가 통했다는 이야기다. 김 감독은 "아무래도 우리 입장에서는 포백을 쓰는 팀이 조금 더 편한 게 사실이다. 상대가 우리를 맞아 맞춤형 전술을 꺼낼 수도 있지만, 단기전에서 변화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게다가 경남과 대전은 모두 공격적인 팀이다. 내려서는 컬러가 아니다. '공격의 팀' 수원FC 입장에서는 화력대결로 가면 유리할 수 있다. 김 감독은 "PO에서도 공격적이고, 재밌는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수원FC는 일찌감치 PO체제에 돌입했다. 정규리그 마지막 2경기도 결과 보다는 실험에 초점을 맞췄다. 김 감독은 수원FC가 가장 잘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PO준비에 나섰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울산 전지훈련도 다녀왔다. 지쳤던 선수들이 한숨을 돌렸고, 부상자 없이 베스트 전력을 만들었다. 경기 감각이 다소 걱정되지만, 연습경기 숫자를 늘려 대비하고 있다. 훈련 경과도 괜찮다. 김 감독은 준PO 현장을 찾아 마지막으로 상대의 약점을 분석할 계획이다. 김 감독은 "이제 딱 한판 남았다. 비기기만 해도 되는 경기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꼬인다. 우리는 수비보다 공격이 강한 팀이다. 이긴다는 마음가짐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축구를 할 준비를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