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KBS 드라마스페셜 2020의 7번째 작품 '나들이'가 3일 방송한다.
'나들이'는 장사의 달인 금영란(손숙)과 어수룩한 과일 장수 아저씨 방순철(정웅인)이 특별한 나들이를 통해 우정을 쌓아가는 가슴 따뜻한 버디물이다. 등장만으로도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대배우 손숙과 독보적인 감정 표현으로 강렬한 연기 잔상을 심는 정웅인이 각 캐릭터에 오롯이 녹아 들었다.
'크레바스'에 이어 KBS 드라마스페셜 2020의 두 번째 연출을 맡은 유관모 PD 연출 감각은 '나들이'를 주목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억겁의 시간이 만든 함정인 '크레바스'에 빠진 두 남녀의 심리를 깊이 있게 파고든 그가 이번엔 두 사람의 특별한 여정을 온기 어린 시선으로 따라갈 예정이다.
유 PD는 3일 온라인 중계한 '나들이' 기자간담회에서 "손숙과 섭외 전화를 하면서 상대역이 정웅인이라고 말하니까 너무 좋아하더라. 작품에서는 처음 만났는데 원래 좋아하는 배우라고 하더라. 악역과 선역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배우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작품을 연출하면서 카메라도 나서지 말고 연출도 나서지 말고. 그냥 그대로 두 배우들의 연기만 잘 담아내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게 우리의 핵심이다"라며 "재료 본연의 깊은 맛을 내는 영양돌솥밥 같은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MSG없는 천연재료로만 돼 있는 단막극이다"라고 설명했다.
금영란 역을 맡은 손숙은 "악착같이 돈벌어서 자식들 먹여 살리고 자식들에게 돈주려고 노력하다보니 어느날 치매 진단받고 '인생이 뭔가' '남은 인생 어떻게 살것인가'를 고민하는 캐릭터다"라며 "나이가 드니 자꾸 치매 할머니 역이 많이 들어오더라. 이번에는 방순철(정웅인)과이 우정이 좋았다. 단막극이라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 많이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덧붙여 "사실 나는 연기하는 것밖에 다른 재주가 없어서 배우를 하게 됐다"며 "나이가 들면서 TV연기가 점점 더 재미있다. 우리 나이쯤되면 역할 욕심, 출연료 욕심, 상대방 경쟁 욕심 같은 것들이 없어진다. 편안하고 행복하게 연기하고 있다. 요즘 살짝 재미가 붙었다"고 웃었다.
방순철 역을 맡은 정웅인은 "과일 행상하면서 자식들이 원하는 돈을 마련하려고 하는 인물이다. 실제로 58세에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나더라. 나도 나이들면 우리 아버지 닮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예고편 보니 닮았더라. 희안하더라. 작품보고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다"며 "대한민국에서 배우로 살려면 여러가지 역할과 다변화된 모습을 보여줘야 생존할 수 있고 생각한다. 대본을 봤을때 이 시점에서 단막극에서 기존과 다른 내 모습을 보여줄수 있다는 것 자체가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가족들이 같이 볼수 있고 나중에 아이들이 커서도 당당하게 보여줄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나들이'는 지극히 평범했던 일상을 벗어 던지고 나들이를 떠난 금영란과 방순철이 '사람다움'을 느끼며 돈독한 우정을 쌓아가는 과정은 가슴 한 켠에 감동적인 훈풍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