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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최규식 감독은 "기자들이 먹고사는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음식을 떼려야 뗄 수 없었다. 김정민 작가도 주제와 음식의 연관성을 염두하고 대본을 집필했다. 음식과 에피소드가 어떻게 이어지는지 보는 것도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라고 꼽은 바 있다. 김정민 작가 역시 "다양한 음식들이 상징하는 의미에 삶을 투영, 이 순간도 밥벌이를 위해 고군분투 중인 모든 이들을 응원하고 싶었다"며 의도를 밝혔다. 이에 시청자들의 마음에 짙은 여운을 남긴 회차별 음식 부제를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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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혁(황정민 분)에게 '곰탕'은 마음의 빚이었다. 매일한국이 보도한 가짜 뉴스로 억울하게 세상을 등진 이용민(박윤희 분) PD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 때문이었다. 6년 전 그날 이후, 한준혁의 마음은 한동안 뜨지 못한 곰탕처럼 식어서 굳어버렸다. 하지만 인턴 오수연(경수진 분)의 정규직 전환 문제로 나성원(손병호 분) 국장과 대립한 그는 후배들에게 "옆에서 누가 뭐라고 지껄이든, 불 끄지 말고 더 뜨겁게 끓었으면 좋겠어"라고 당부했고, 자신 역시 "먹다가 식었으면 다시 끓이든가 해야지"라는 김현도(전배수 분) 형사의 한 마디에 마음에 불씨를 당겼다. 지난 6회 방송에서는 이용민 PD가 남긴 '곰탕'이라는 시의 내용처럼, 더 뜨겁고 거창하게 끓어오를 한준혁과 이지수의 변화를 예고해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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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개장' (3회) : "노 게인, 노 페인" 인턴 오수연과 작별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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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민 작가는 "지수는 피투성이가 되어 돌아온 아버지가 생각나 빨간 육개장을 차마 먹지 못했다. 하지만 수연의 장례식에 자발적으로 모여든 청춘들은 각자 육개장 컵라면을 하나씩 들고 나타난다. 그 모습에 지수도, 준혁도 육개장을 먹게 된다"는 설명과 함께, "때때로 온라인상의 청춘들을 보며 안타까운 탄식이 흘러나올 때도 있지만, 어떨 때는 가슴 뻐근한 감사와 감동을 느끼기도 한다. 기본을 아는 청춘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었다"며 숨겨진 의미를 밝혔다.
6회의 부제인 '양념 반, 후라이드 반'에는 아버지를 향한 이지수의 그리움이 담겨있었다. 엄마 강여사(이지현 분)와 치킨집을 찾은 이지수는 "치킨에 뭘 묻히는 건 닭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치킨에 대한 모독"이라던 아버지의 말을 떠올리며 웃었다. 하지만 모녀(母女)는 생전에 청렴하고 결백했던 언론인이자 남편, 아버지 이용민에 대한 원망과 슬픔을 늘어놓았다. 이지수는 "치킨에 양념 좀 묻혔다고, 그게 뭐 대수라고. 훨씬 더러운 것 묻히고도 시치미 뚝 떼고 잘 먹고 잘사는 사람들 수두룩한데… 얼마나 거창하고 고고한 일 한다고 그깟 가짜뉴스 따위에! 이게 뭐, 얼마나 더럽혀졌다고"라며 울컥 차오르는 감정을 토해내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나 이지수는 자신의 첫 기사가 데스크에 의해 다시 쓰여지는 과정을 지켜보며 그런 아버지와 한준혁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양념 반, 후라이드 반 치킨을 두고 마주 앉은 한준혁에게 "난 아빠처럼 후라이드 치킨만 고집할 생각 없어요. 뭐 좀 묻었으면 어때요? 입에 들어가면 어차피 다 똑같은 치킨인데. 그냥 적당히 반반 섞어서 어중간하게 살아야죠"라는 이지수. 그 모습에 한준혁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고, 이지수는 "치킨은 결정 못 내리겠으면 그냥 반반 시켜도 상관없지만, 후배가 적당히 반반 섞어서 어중간하게 버틸 거라고 말할 때는 그러면 안 된다고 해야 하지 않냐"며 "나 진짜 기자 만들어 줘요"라고 부탁했다. 여기에 방송 말미에는 부정부패로 얼룩진 매일한국 곳곳의 모습이 비춰졌다. 그 위로 더해진 "세상에 반반은 없다"는 한준혁의 내레이션과 "죄를 지었다면 정당하게 대가를 치러야지"라는 결의에 찬 목소리는 두 사람의 '정면돌파'를 더욱 기대케 했다.
한편, '허쉬' 7, 8회는 JTBC 신년 특집 프로그램으로 휴방하고 오는 1월 8일, 9일에 방송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