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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우영우' 박은빈 "역대급으로 많았던 대사랑 압도..7개월의 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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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박은빈이 7개월간의 시험을 무사히 마쳤다.

박은빈은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문지원 극본, 유인식 연출)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유독 많았던 대사는 숙제였다. 박은빈은 연기 인생 최초로, "버겁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많은 대사를 소화해야 했다고. 박은빈은 "이 작품에서 정보전달 측면에서 걸리는 것 없이 속사포로 내뱉어야 하는 큰 미션이 있었기에 발음을 신경썼다. 연기할 때 발음을 전달하는 것은 저에게도 익숙한 일이 돼서 크게 어려움은 없었지만, 법정신은 최소 3~40번씩 같은 대사를 읊어야 했다. 특히 법정에서 법을 얘기하는 것이 영우의 에너지를 분출하는 치유의 방식이라는 자문 교수님의 설명이 있었고, 박은빈에게는 안 그랬을지라도, 영우에게는 법 얘기를 하는 것이 즐거운 시간이었다. 많은 감동이 오다 보면 완전히 머리가 새하얘질 때도 있었고, 여러 경험을 했던 것 같다. 늘상 배우로서도 그렇고, 인간으로서도 여러 한계를 시험해보는 장이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박은빈은 특히 "뒤로 갈수록 대사가 많아져서 환산하기도 어려웠다. 제가 그동안 어느 드라마보다 역대급으로 많은 대사량이었다"며 "이번엔 습관이 좀 생긴 것 같다. 이 양을 매일 외워야 하는 것이 벅찰 때도 있었는데 외우는 데에도 요령이 생겼다. 끊어 읽기가 중요했고, 뜻을 제대로 전달하려면 제가 제대로 이해하고 내뱉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에 시험을 보는 마음으로 흰 A4 용지에다가 제가 편한 끊어 읽기를 통해 외웠던 기억이 난다. 매일 같이 서술형 시험을 준비하고 채점해나가는 7개월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은빈은 또 "저는 사실 영우의 일관성을 지켜내는데 있어서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시청자 분들은 굉장히 쉽게 영우의 생각보다 익숙해지시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이를테면 제가 많은 대사를 외우는 것도 1화에선 신기하다고 해주셨는데 점점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해주시는 것 같아서 저에게 당연한 것은 없었고 당연히 대사 외우는 것도 어려웠고 영우를 끝까지 잘 마쳐내는 것도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는 솔직한 생각을 밝히기도.

법정에서 사용하는 용어들에 더해 우영우에게는 '고래'라는 관심사까지 더해져 박은빈을 짓눌렀다고. 그는 "제가 이번에 고래에 대해 접할 기회가 없었다. 사실 고래 CG도 8회 대본까지 받았는데 뒤에 후에 추가된 게 고래 에피소드들이었다. 그래서 법조문을 외우는 것도 많았는데 고래 얘기가 추가돼서 '이게 뭐지?' 생각했는데 고래를 비주얼적으로 보여줄 수 있어서 영우의 특성이 더 볼거리가 많아지는. 저희 드라마가 좀 더 동화 같은 모습을 구현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고래를 좋아하냐고 물으신다면 지금 드라마를 끝낸 입장에서는 좋아졌다고 대답할 수 있겠지만 촬영을 할 당시에는 새로운 고래들이 나올 때마다 압도됨을 느꼈었다. 그렇지만 무사히 잘 끝내서 좋아하는 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계를 시험해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일정이었다. 박은빈은 "우영우 7개월이 행복했다. 우영우 팀 같은 경우는 요근래 겪어본 바 없이 B팀이 없었다. A팀으로만 똘똘 뭉친 제가 느끼기에 어벤져스였다. 믿음이 가는 선장이셨던 유인식 감독님과 애정하는 한바다 식구들을 포함해 좋은 동료애를 만난 것은 좋은 시간이었지만 개인 내적으로는 부침이 심하기도 했다. 주위에서 도와줄 수 있는 게 많이 없었다. 대사 외우는 것도 그렇고 결국엔 제가 해내야 하는 것들이라 고독할 때가 많았다. 7개월간 오프가 꺼지지 않고 내내 온이 된 상태로 다음 신을 외워야 하고 다음 날 것을 외워야 하고 이런 일상의 반복이 그렇게 이름붙이고 싶지 않지만, 이렇게 번아웃이 오는 건가 싶은 순간도 있었기에 개인적으로는 제 한계를 시험해보는 시간들이었던 것 같다. 마지막에 드디어 끝났구나 싶었을 때 굉장히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이 불쑥 나오더라. 결국 해냈구나라는 속 시원한 성취감보다 안도감 플러스 좀 고독함이 느껴진달까. 이루 말할 수 없지만 무사히 마친 건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는 바이다"라고 말했다.

박은빈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 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의 성장을 밀도 있게 그려내며 호평을 받았다. 목소리 톤부터 손짓, 걸음걸이, 눈빛 등 캐릭터를 완벽히 만들어내며 '우영우' 신드롬을 견인했다.

이 같은 박은빈의 열연에 힘입어 0%대에서 시작한 드라마의 시청률은 입소문을 타고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TV 화제성 드라마 부문에서도 첫 방송 이후 압도적인 화제성으로 줄곧 1위를 차지해 신드롬급 인기를 자랑했다. 해외에서도 넷플릭스 TV 비영어 부문 가장 많이 본 콘텐츠 1위를 비롯해 아시아는 물론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브라질 등에서도 넷플릭스 TOP 10 순위 안에 들며 큰 인기를 끌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