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30일 고척스카이돔.
이날은 롯데 자이언츠에겐 '5강 도전 시험대'와 같은 승부였다. 비로 인해 나머지 구장 경기가 모두 우천 순연된 상황. 이날 전까지 키움(117경기)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16경기를 소화한 롯데에겐 5위 KIA 타이거즈와 승차를 줄일 수 있는 찬스. '진짜 5강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위권팀 키움을 상대로 8월 상승세의 동력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에이스 찰리 반즈를 마운드에 세운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은 8월 들어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던 고승민을 벤치에서 출발시키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한 모양새였다. 모든 초점은 승리에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그라운드에 펼쳐진 롯데의 집중력은 야심찬 포부와는 거리가 멀었다.
1회말 2사 1루에서 키움 김혜성이 친 평범한 뜬공을 중견수 잭 렉스가 잡지 못했다. 다소 짧은 거리의 타구이기도 했지만, 일찍 스타트를 끊었다면 접을 수도 있었던 공. 뒤늦게 스타트를 끊은 렉스는 바운드된 공까지 놓쳤다. 인조 잔디인 고척 그라운드 사정을 미처 파악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평범한 아웃을 예상하며 천천히 2루로 발걸음을 옮기던 키움 야시엘 푸이그는 갑자기 벌어진 상황에 속도를 높이며 홈까지 서서 들어왔다.
이어진 공격.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키움 윤정현과 상대한 롯데 강태율은 3루 측 라인을 타고 가는 타구를 만들었다. 타구가 라인을 타고 계속 흘렀으나 강태율은 좀처럼 타석에서 벗어나지 않았고, 3루 베이스를 맞고 튄 뒤에야 뒤늦게 1루로 뛰었다. 키움 김태진이 공을 한 차례 놓쳤음에도 여유롭게 1루로 공을 뿌려 이닝을 마칠 수 있었다. 최근까지 타격에서 좀처럼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강태율이었기에 더욱 아쉬운 장면이었다.
롯데의 집중력 부재는 계속 이어졌다. 1-2의 팽팽한 승부가 펼쳐지던 4회말 무사 만루 상황에선 키움 이용규가 친 병살 코스 타구를 2루수 안치홍이 늦게 처리했고, 결국 아웃카운트 1개를 잡고 점수까지 내주는 결과에 그쳤다. 제구 난조 속에서 어렵게 버티던 반즈는 결국 이어진 1사 1, 3루에서 폭투로 1점을 더 내줬다. 승부의 추는 그렇게 키움 쪽으로 기울었다.
롯데의 5강 도전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경쟁권 팀보다 많은 경기를 치른 가운데 연승 흐름을 좀처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이럼에도 팬들은 롯데의 반등을 원하고 있다. 간판 타자 이대호의 은퇴 시즌이기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과 근성을 원하고 있다. 키움전에서 드러난 롯데의 현주소는 이런 바람과는 거리가 멀었다.
고척=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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