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튀르키예 시절 호흡을 맞춘 명장과 배구 여제가 뭉쳤다. 김연경은 마지막 시즌이 될지도 모를 올해, 또한번의 우승컵을 거머쥘 수 있을까.
지난 시즌 6위에 그쳤던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합류한 올해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시즌 내내 현대건설과 선두를 다퉜고, 시즌 막판 1위에 올라섰다. 승점 70점으로 2위 현대건설(64점)에 앞서고 있다. 두 팀 공히 정규시즌 5경기만을 남겨뒀다.
김연경에겐 V리그 6번째 시즌이다. 5시즌 중 3번 우승을 차지했다. 이쯤 되면 우승 보증수표다.
다만 우승에 실패한 2번(2007~2008, 2020~2021시즌) 모두 GS칼텍스에게 막혔다. 26일 열린 6라운드 첫 경기에서 또 GS칼텍스에게 일격을 당했다.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2대3으로 패배, 승점 1점을 따는데 그쳤다. 생일이었던 만큼 한층 아쉬운 패배였다.
김연경은 앞서 올시즌 후 은퇴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도전하려면 올해가 마지막 기회다. 김연경은 "지금은 은퇴를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 리그 우승에 집중하고 싶다"면서도 "진종오(사격)의 IOC 선수위원 도전에 대해서는 전부터 체크해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신임 감독은 페네르바체 시절 김연경과 4시즌 동안 동고동락한 스승이다. 시즌 도중 석연치 않게 권순찬 전 감독을 경질했던 흥국생명은 뒤늦게 '김연경 잡기'에 최선을 다하는 모양새. GS칼텍스전은 아본단자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지 2경기, 흥국생명 선수단과 함께한지 3경기 째였다.
그는 "우리 선수들을 비난할 순 없다. 내가 원하는 배구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혼선이 있었을 수 있다. 서로에게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자신의 전술 지시가 선수들에게 혼란이 됐을 가능성을 인정했다.
시즌 막판 갑작스럽게 부임한 데다, 순위싸움이 치열한 만큼 세부 전술을 가다듬는게 만만치 않다. 다만 차차 자신의 스타일대로 이끌어갈 의지 또한 분명하다. 튀르키예리그 시절부터 몸의 일부 같은 작전판을 한국에도 가져왔다. 경기 도중에도 선수들에게 그림을 그려보이며 세밀하게 작전을 지시한다.
김연경은 "새 감독님이 서브, 블로킹, 수비의 디테일을 잡아주고 있다. 기존과는 많이 다르다. 선수들이 더 집중해야한다"면서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가 현대건설전이다. 그 전에 우승을 확정짓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낸 바 있다.
현재까지 눈에 띄게 드러난 '아본단자 스타일'은 서브의 변화다. 흥국생명 선수들이 서브의 세기와 길이에 다양한 변화를 주고 있다. 아본단자 감독은 GS칼텍스전 패배 요인 중 하나로 모두 서브를 꼽았다. 옐레나가 서브에이스 4개를 기록하긴 했지만 "내가 추구하는 만큼 다양하게 (선수들이)시도하지 못했다"고 평했다.
적응기라고는 하나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에 만족할 생각은 전혀 없다. 그는 "경기에 지고 나면 항상 슬픈 기분이 든다. 특히 조금 더 잘할 수 있었는데, 경기의 질이 만족스럽지 않았다"며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우승을 향한 열망은 김연경과 한마음이다. 아본단자 감독은 "이기고 싶은 욕심이 있다. 2위와 승점 6점 차이인데, 큰 차이는 아니다. 오늘 경기를 잘 분석해서 선두를 지키고 싶다"고 강조했다.
장충=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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