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프로 선수로 태도나, 내용 모두 굉장히 미흡했다."
이례적인 쓴소리였다. 김도균 수원FC 감독이 선수들에게 '경고'를 보냈다. 수원FC는 28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광주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15라운드에서 0대2로 패했다. 4연패의 늪에 빠졌다. 시즌 8패째(4승3무·승점 15)를 당한 수원FC는 9위까지 내려갔다. 10위 인천 유나이티드와 승점이 같은 만큼, 강등권까지 추락했다.
최근 경기력은 심각할 정도다. 4경기에서 단 2골만을 넣었고, 12골을 얻어 맞았다. 같은 기간 강원을 제외하고 최소 득점이고, 실점은 가장 많다. 물론 최근 상황은 좋지 않았다. 부상자들이 속출하며,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원FC 특유의 공격적인 색채가 보이지 않은게 아쉬웠다. 수원FC는 올 시즌 기록한 16골 중, 12골을 후반에 몰아넣을 정도로 막판 집중력이 좋은 팀이었는데 최근은 후반전에 더욱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4일 제주 유나이티드전에서는 홈경기였지만, 후반에만 4골을 내주며 0대5 대패를 당했다. 김도균 감독이 직접 팬들을 따로 모아, 사과를 할 정도였다.
이후 반등을 노렸지만, 상황은 더욱 악화되는 분위기다. 광주전에서도 전반을 잘 버틴 후, 후반 몰아치겠다는 전략을 짰지만, 오히려 후반 무너졌다. 선수들의 의지 자체가 잘 느껴지지 않는 경기였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작정하고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던졌다. 김 감독은 "팀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이 용(37) 박주호(36)가 가장 많이 뛴다"며 "경기를 하다보면 실점할 수도 있지만, 실점 후 반응을 보면 예전 수원FC와 다르다. 쫓아가는 점도 부족하고, 몰아붙일 힘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모든 건 감독 책임이지만, 왜 이런 플레이가 나오는지, 왜 이렇게 밖에 뛰지 못하는지에 대해 스스로 되짚어 봐야 한다"고 했다.
올 시즌 K리그1은 역대급 순위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초반 수원 삼성과 강원FC가 추락하며, 강등싸움에 대한 분위기가 아직 타오르지 않고 있지만, 두 팀은 언제든 반등할 수 있는 저력이 있는 팀이다. 자칫 방심하다가는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른다. 올 시즌 K리그1은 '1+2', 최대 3팀까지 강등된다. 수원FC는 전역한 이영재가 복귀하는 시점을 승부처로 삼았다. 이영재-윤빛가람 두 명의 막강 허리라인을 앞세워 승점을 쌓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5월 부진이 이어지며, 기류가 묘해졌다. 여기서 무너진다면, 이영재 복귀 후에도 힘을 받지 못할 수 있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공개적으로 '옐로 카드'를 보낸 이유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