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KT위즈 이강철 감독이 벤자민 5회 교체 이유를 설명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4연패를 끊기 위해서였다.
이 감독은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즌 9차전을 앞두고 "그동안 안정적인 피칭을 보여줬다면 그냥 갔을 것이다. 점수 차가 있지만 홈런을 맞으면 후반에 어려워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4연패 중에 여유를 부리는 건 사치 아니냐"고 단호하게 이야기 했다. 벤자민은 8-3으로 앞선 5회초 1사 1,2루 양석환 타석 중간에 교체됐다. 무려 5점차 에 아웃카운트 2개만 더 잡으면 승리투수 요건을 갖출 수 있는 에이스. 하지만 벤치는 단호했다. 파울 홈런이 나오자 바로 김태한 투수코치가 공을 들고 나왔다. 벤자민은 자신을 손으로 가르키며 놀라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벤자민은 이날 공이 좋았다. "(장)성우가 개막 때만큼 좋다고 하더라"고 할 만큼 볼에 힘이 있었다.
3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3회까지 탈삼진을 7개나 뽑았다.
하지만 KT가 3회말 대거 4점을 뽑아 5-0으로 앞서자 평정심을 잃었다. 4회초 3안타, 실책, 희생플라이 등으로 3점을 내줘 2점 차로 쫓겼다. 4회말에 KT가 다시 3점을 뽑아 다시 5점 차 리드를 안겼지만 양석환에게 파울 홈런을 내주며 불안한 모습이 이어지자 결단을 내렸다.
5회에 1B2S에서 양석환 타석 때 마운드에 오른 박영현이 양석환을 삼진, 허경민을 내야플라이 처리하며 위기를 막았다. 결국 KT는 13대3으로 대승을 거둘 수 있었다. 벤자민 교체는 신의 한수였다. 만약 5회 실점 했다면 경기 후반 연패중인 선수들이 쫓길 수 있었다. 연패 때는 변칙작전을 써서라도 끊고 봐야 한다. 산전수전 다 겪은 이강철 감독은 이를 정확하고 알고 실천했다.
벤자민과 조금은 불편해졌지만 팀을 위한 선택인 만큼 선수가 이해해야 한다. 외인투수들은 늘 입만 열면 "개인 성적은 중요하지 않다. 팀 승리가 최우선"이라고 노래를 한다. 3일 두산전이 딱 그런 상황이었다. 벤자민은 경기 후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환한 표정을 지었다.
이강철 감독은 이날 경기 전 1군 엔트리를 무려 5명이나 바꾸며 메시지를 던졌다.
투수 김정운과 이채호, 내야수 오윤석, 외야수 이시원과 홍현빈을 1군에서 제외하고 내야수 황재균과 투수 박세진 이상동, 외야수 안치영 정준영 등 5명을 올렸다. 연패탈출을 향한 사령탑의 강한 메시지가 여러 경로로 선수단에 전달이 됐다.
감독의 결단 속에 연패 탈출로 이어진 하루. 잊지 못할 하루가 흘렀다. 반등의 계기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