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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타자 납시오' 존경하는 선배에게 폴더 인사한 KT 김상수, '불혹의 4번타자' 최형우의 타격감은 여전히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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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홈런 타자 납시오' 첫 타석부터 홈런포를 터뜨린 불혹의 4번 타자 최형우가 2루 베이스를 도는 순간 삼성 시절을 함께 했던 후배 김상수가 머리를 숙여 경의를 표했다.



프로 데뷔 22년 차 베테랑 타자 최형우가 22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 4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해 첫 타석부터 홈런포를 가동했다.



2-0 뒤지고 있던 2회 선두 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KIA 최형우. KT 선발 엄상백은 올 시즌 최형우를 상대로(7타수 무안타) 강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었다.



엄상백은 최형우를 상대로 직구를 하나도 던지지 않았다, 초구부터 홈런을 맞았던 4구째까지 모두 체인지업을 투구했다. 2B 1S 4구째 체인지업이 한복판에 몰리자, 최형우는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배트를 돌렸다.



배트가 제대로 찍힌 타구는 우측 담장 너머로 날아갔다. 비거리 120m 솔로포. 실투를 놓치지 않은 4번 타자 최형우는 힘차게 베이스를 돌았다.

최형우가 2루 베이스를 밟고 3루로 향하던 순간 유격수 김상수는 90도 폴더 인사와 함께 눈을 마주쳤다. 워낙 짧은 순간이라 최형우는 별다른 반응 없이 베이스를 지나쳤다. 지금은 KIA, KT 유니폼을 입고 있지만 삼성 시절 최형우와 함께 뛰었던 김상수가 상대 팀이지만 존경하는 선배에게 마음을 전하는 순간이었다.



프로 데뷔 22년 차 최형우는 KBO리그 최초 1,500타점 고지에 오른 유일한 타자다. 2위 이승엽 1,498타점. 올 시즌 타율은 2할대 후반을 유지하고 있고 팀 내 타점 2위 홈런 2위 안타 3위 등 공격 전 부분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타자는 나이가 들수록 배트 스피드가 떨어지면서 빠른 볼 대처에 어려움을 겪는다. 프로 22년 차 최형우도 예외는 아니다. 전성기 시절에 비하면 파워나 배트 스피드 모두 나이가 들수록 조금씩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중요한 순간 점수를 뽑아내는 최형우의 클러치 능력은 팀 내 최고다.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66타점)를 제외하면 최형우(63타점)가 1위다.

최고참 최형우는 나이가 아닌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3회 2사 1루 풀카운트 승부 끝 중견수 플라이로 타석을 마친 KIA 최형우가 더그아웃으로 향하던 순간 3루수 황재균과 마주쳤다. 황재균은 선배를 향해 '왜 이렇게 잘 치냐'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자, 최형우는 말없이 황재균의 엉덩이를 툭 쳤다. 나이를 먹을수록 노림수가 더 좋아지는 최형우의 타격감이 부러웠던 모양이었다.

6회 볼넷으로 출루한 최형우. 1사 1,2루 소크라테스 안타 때 2루까지 진루한 최형우를 2루수 박경수가 반겼다. 두 사람 모두 팀 내 최고참으로서 후배들을 잘 이끌고 있는 상황. 1살 동생 박경수는 형님 최형우의 맹활약에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2사 만루서 김선빈의 안타 때 역전 주자였던 2루 주자 최형우는 이를 악물고 달려 홈 베이스를 찍었다.



6회 공격 때 역전에 성공한 KIA는 6회 수비 때 실책이 겹치며 다시 리드를 내주며 8-4로 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