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팀을 떠날 때 도움이 됐던 감독이라는 말을 듣고 싶다."
감독은 성적으로 말을 한다. 아무리 선수들을 잘 키워도 결과적으로 팀 성적이 좋지 못하면 유니폼을 벗는 게현실이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올해가 세번째 시즌이다. 계약 마지막해로 재계약이 걸려있다. 부임 첫 해인 2023년 팀을 29년만에 우승으로 이끌었고 지난해엔 3위에 올려 놓았지만 올시즌 다시 한번 우승에 도전한다. LG의 염원이었던 우승을 이룬 감독이지만 올해 성적에 따라 재계약이 달려있다. 그러나 성적에만 매달리지 않는다. 육성에 신경을 더 쓰는 모습이다.
염 감독은 지난 8일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올해는 육성과 성적을 함께 내야 하는 힘든 시즌이 될 것 같다"고 인터뷰를 시작했었다. LG는 실제로 5선발과 불펜에서 선수를 키워야 하고 야수쪽에서도 주전과 비주전의 실력차를 줄여야 하는 숙제가 있다.
올시즌 성적을 내기 위해서 육성이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지만 염 감독은 올해 이후도 내다보는 모습도 보였다. "LG의 앞으로의 3년을 위해선 야수와 중간 투수들의 성장이 꼭 필요한 시즌이다"라고 했고, 지난해부터 키우고 있던 허용주에 대해 "올시즌에 당장 성장을 해서 좋은 투수가 되면 좋겠지만 올해 기회를 받으면서 내년 시즌에 핵심 선수로 성장하는 그런 그림을 그리고 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물론 염 감독이 재계약을 하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염 감독은 "LG에 오면서 재계약을 하는 것이 목표였다"며 "최근에 LG에 재계약한 감독이 없어서 재계약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어 "재계약을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 않나. 구단고 팬들이 원하는 것을 해내야 한다. 나는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했다.
LG에서의 마지막일 수도 있는 시즌인데 LG의 미래를 보고 육성을 생각하는 것이 재계약을 의식하는 행동으로 비쳐질 수도 있을 터. 하지만 염 감독은 "재계약도 중요하지만 이 팀의 미래를 만들어주고 가는 감독이 되고 싶은 마음"이라며 "내가 감독 생활을 하면서 가진 목표는 나중에 팀을 떠날 때 '팀에 도움이 됐던 감독'이라는 말을 듣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내년에 내가 감독을 하지 않더라도 다음 감독이 잘할 수 있는, LG가 발전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주고 싶다"라고 했다.
자신을 믿고 지휘봉을 맡겨준 팀에게 그 기간 동안만 선수들을 쓰는 것이 아니라 이후에 팀을 지휘할 감독이 좋은 팀을 이끌 수 있도록 팀 전력을 만들고 싶은 뜻을 밝힌 셈.
항상 캠프 전에 전지훈련지로 떠났던 염 감독은 올해도 먼저 애리조나로 향한다. 이번엔 시기를 앞당겼다. 선발대 선수들이 떠나는 15일 미국 애리조나로 출국해 본격적인 시즌 구상에 돌입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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