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10개팀의 스프링캠프 소식이 속속전해지고 있다. 올시즌 각 팀의 마운드를 이끌 투수들은 겨울 동안 몸을 만들어 따뜻한 외국에서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첫 불펜 피칭에서부터 150㎞에 육박하는 공을 뿌린다는 소식은 팬들을 벌써부터 기대에 부풀게 한다.
그런데 미국 애리조나 스코츠데일에서 3년째 캠프를 차린 LG 트윈스에선 별다른 소식이 전해지지 않는다. 특히 올해 우승 탈환을 목표로 비장한 마음으로 떠난 캠프이고 42명의 선수 중 23명의 투수를 데려갔고, 요니 치리노스,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의 외국인 투수와 FA로 영입한 장현식과 김강률, 최원태의 보상선수로 온 최채흥, '제2의 김진성'을 노리는 베테랑 심창민, 150㎞가 넘는 빠른공을 뿌리는 신인 김영우와 추세현 등 궁금한 투수들도 많다.
그런데 초반은 특히나 더 조용했다. 첫 불펜 피칭을 했는데도 얼마나 구속이 나왔는지 알 수가 없었다.
당연히 이유가 있었다. 구속을 측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것 역시 이유가 있었다.
이번 스프링캠프 부터는 투수들의 첫 공식 불펜 피칭 때는 데이터 측정을 하지 않기로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LG 차명석 단장과 분석팀은 첫 불펜피칭부터 데이터 장비를 설치할 경우 투수들이 코칭스태프가 보는 앞에서 던지기에 긴장할 수도 있는데다 스피드가 측정되면 구속을 내기 위해 무의식적으로라도 무리할 수도 있기 때문에 첫 피칭을 편한 마음으로 던지게 하기 위해 측정 장비를 설치하지 않기로 했다. 이는 물론 염경엽 감독과 김광삼 투수 코치 등 코칭스태프와도 사전 협의가 이뤄진 부분이다.
첫 불펜 피칭에서 편하게 구속에 신경쓰지 않고 투구에만 집중을 하면서 몸에 긴장감을 익힌 뒤 두번째 피칭부터 측정을 하면서 변화의 추이를 보도록 했다.
두번째 불펜 피칭에선 당연히 구속이 얼마나 나왔는지 알 수 있었다.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는 최고 147㎞를 뿌렸고, 손주영은 140㎞를 기록했다.
사실 투수들은 스프링캠프 전에 어느 정도 피칭을 하는 경우가 많아 측정 장비에 신경을 쓰지 않고 던진다. 특히 최근엔 항상 측정 장비가 있기 때문에 없는 것이 어색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감독, 코칭스태프가 시즌을 앞두고 처음 보는 불펜 피칭에서는 아무리 항상 던지는 투수라도 무의식 중에 긴장을 할 수가 있다. 특히 새 외국인 투수나 신인, 이적 선수들은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무리할 수 있고, 그때 던진 하나의 공이 단초가 돼 부상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
LG에겐 올시즌 투수가 정말 중요하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FA 최원태가 떠난 선발 한자리를 찾아야 하고, 필승조도 만들어내야 한다. 특히 불펜의 경우 마무리 유영찬이 팔꿈치 주두골 미세골절로 인해 후반기에나 복귀할 수 있을 전망이고, 함덕주 역시 마찬가지다. 거의 새롭게 불페진을 짜야하는 상황이라 많은 선수들로 테스트를 봐야한다.
당연히 선수들에겐 기회가 될 수 있으니 코칭스태프의 눈에 들어야 한다. 이럴때 부상은 치명적이다.
딱 한번. 첫 불펜 피칭에서만이라도 스피드 측정없이 편하게 던지는 것. 만에 하나라도 나올지 모르는, 무리한 공 하나라도 나오지 않기 위한 세심한 배려다. LG에겐 돌다리도 두들겨야 하는 절실한 심정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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