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봄이다. 야구가 돌아왔다.
지난 주말 KBO리그 시범경기가 열린 전국 5개 구장에 구름 관중이 몰렸다. 8일 5경기에 6만7264명이 입장해 시범경기 하루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다. 그런데 하루 만에 새 기록이 나왔다. 9일 7만1288명이 스탠드를 채웠다. 8~9일 이틀간 총 13만8552명의 야구팬이 겨우내 참았던 허기를 달랬다. 야구 인기가 하늘을 찌를 기세다.
삼성 라이온즈가 SSG 랜더스를 불러들인 대구 라이온즈파크. 8일 2만563명이 들어왔다. 9일엔 2만3063석 매진을 기록했다. 정규시즌 빅매치도 아니고, 포스트시즌도 아닌 시범경기에 2만명이 넘는 관중이 쏟아졌다. 한화 이글스-두산 베어스전인 열린 청주구장은 이틀 연속 9000석이 매진됐다.
일본에도 야구 열기가 몰아쳤다. 한신 타이거즈의 안방인 고시엔구장은 더 뜨거웠다. 9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시범경기가 예매로 매진됐다. 무려 4만1839명이 관전했다. 한신의 시범경기 최다 관중 기록이다.
한신은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간사이 지역을 연고지로 한다. 열성 팬이 많다. 지난해 일본프로야구 양 리그, 12개팀 중 유일하게 평균 관중 4만명을 넘었다. 하지만 야구가 일본에서 최고 인기 스포츠라고 해도 시범경기 4만 관중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전엔 3만7525명이 입장했다.
여러 가지 상황이 맞아떨어졌다. 전통의 라이벌 한신, 요미우리 경기가 주말에 잡혔다. 올해 양팀 첫 맞대결이었다.
최근 성적도 좋고, 올해 전력도 좋다. 한신은 2023년 센트럴리그 1위를 하고, 그해 38년 만에 재팬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스타 선수가 즐비한 요미우리는 지난해 리그 우승팀이다. 두 팀이 끝까지 1위 경쟁을 했다. 최고 인기팀이 나란히 1~2위를 했다.
요미우리는 지난겨울 확실하게 전력을 보강했다. 최고 마무리 투수 라이델 마르티네즈, 국가대표 포수 가이 다쿠야를 영입했다. 두 선수를 주니치 드래곤즈와 소프트뱅크에서 데려왔다. 요미우리는 지난해가 팀 창단 90주년이었다. 한해 늦게 출범한 한신은 올해가 90주년이다. 마무리 레전드 후지카와 규지에게 지휘봉을 맡겨 우승을 노린다.
9일 강력한 흥행 호재가 있었다. 미일통산 '197승'을 기록 중인 우완 다나카 마사히로(37)가 시범경기 한신전에 첫 등판했다. 라쿠텐 이글스와 결별한 다나카는 요미우리로 이적해 '200승'을 바라보고 있다. 이적 과정부터 오프 시즌 내내 화제가 됐다. 그는 지난해 부상으로 무승에 그쳐 반등이 절실하다. 등판할 때마다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고시엔구장 관중석을 가득 채운 한신팬들은 다나카를 환호와 박수로 맞았다. 다나카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환호가 나올 거라고 생각 못해 놀랐고 기뻤다"고 했다. 다나카는 한신의 연고지인 효고현 이타미시 출신이다. 요미우리 내야수 사카모토 하야토와 어린 시절 한 팀에서 야구를 했다. 소년 야구 땐 사카모토가 투수, 다나카가 포수였다.
다나카는 3이닝 1실점으로 시범경기 두 번째 등판을 마쳤다. 안타 2개를 내주고 삼진 2개를 잡았다. 지난 2일 야쿠르트 스왈로즈를 상대로 2이닝 무실점 호투를 한데 이어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갔다. 직구가 최고 시속 145km를 찍었다. 다나카는 30일 정규시즌 야쿠르트전에 선발투
수로 내정됐다.
이날 한신은 6년 만에 제트 풍선 이벤트를 부활했다. 7회말 관중들이 일제히 한신의 상징색인 노란 풍선을 날렸다. 고시엔구장 하늘이 노랗게 물들었다. 코로나 시기에 중단했던 퍼포먼스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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