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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보낸 친정, 우상과의 드라마 같은 선발 맞대결..."절대 지기 싫다" 입을 앙다물었다 [광주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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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김광현 선배님과 SSG, 무조건 이기고 싶습니다."

이제는 SSG 랜더스가 아닌, KT 위즈맨으로 확실히 변신한 오원석. 16일 KIA 타이거즈전 승리 포함, KT 5선발로 4경기에 나와 2승1패 평균자책점 3.38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1패한 경기(4월10일 NC 다이노스전)도 6이닝 3실점 퀄리티스타트였다. 자신의 몫은 다했다.

오원석은 호주 1차 스프링캠프에서 스포츠조선과 인터뷰를 할 때 친정 SSG전에 대한 의욕을 강력히 드러냈었다. 오원석은 "SSG를 만나면 1번타자부터 9번타자까지 다 삼진을 잡고 싶다. 무조건 이기고 싶다. SSG전은 어떻게든 다 나가고 싶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프로의 세계에서 트레이드라는 건 늘 있는 일이지만, 2020년 1차지명을 받은 후 스타 플레이어로 차근차근 성장하던 오원석에게 갑작스러운 트레이드는 본인에게 큰 충격인 듯 했다.

그런 가운데 오원석이 드디어 SSG를 만나게 된다. 양팀은 다음 주중 22일부터 24일까지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3연전을 벌인다. 앞서 인천에서 열린 2경기에서는 KT가 모두 패했는데, 그 때는 오원석의 등판 순서가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출격 가능성이 매우 높다. 16일을 던졌으니 로테이션 대로라면, 5일을 쉬고 22일 3연전 첫 번째 경기에 나가야 한다. 주말 비로 취소되는 경기가 있다면 변수가 될 수 있겠지만, KT는 365일 야구를 할 수 있는 고척스카이돔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주말 3연전을 벌인다.

오원석은 SSG전 등판 얘기가 나오자 "빨리 붙고 싶다"며 웃었다. 이어 "호주에서의 그 결의는 여전히 유효한가"라는 질문에 "당연하다. 지기 싫을 것 같다"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마침 오원석과 맞트레이드 된 김민도 SSG 유니폼을 입고 승승장구하고 있다. 올시즌 9경기에 등판해 3홀드 평균자책점 0.00이다. 아무래도 트레이드 당사자들은 서로의 활약 여부에 대해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직접 비교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오원석은 "처음에는 민이형 경기나 기록을 막 찾아봤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신경쓰지 않는다. SSG 경기 하이라이트 보는 정도다. 민이형의 활약 여부를 신경쓰게 되면, 나도 흔들릴 수 있다. 더 잘 하려고 하다보면 그게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 나는 내 할 것만 하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한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인터뷰가 끝나고, 오원석이 들어가려고 할 때 "맞다. 오늘 SSG 선발이 김광현이었지"라는 얘기가 나왔다. 김광현 역시 16일 한화 이글스전에 나왔다. 이 말인 즉슨, 로테이션이 정상대로 돌아가면 오원석과 김광현의 맞대결이 성사될 수 있다. 똑같은 좌완으로 오원석은 김광현을 우상이자 롤모델로 생각하며 따랐고, 김광현은 오원석을 살뜰히 챙겼다. 트레이드가 확정됐을 때 가장 아쉬워한 사이다.

그 말을 들은 오원석은 들어가다 다시 더그아웃으로 나왔다. "김광현 선배님과 맞대결 말씀하시는 거냐"며 자신은 이미 계산하고 있었고, 기다렸다는 듯 우렁찬 목소리로 얘기했다. "절대 지고 싶지 않습니다."

광주=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