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명근이는 작년 데이터를 보지 않는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올시즌 새롭게 필승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마무리 장현식과 베테랑 김진성과 김강률이 뼈대를 세우고 지난해 필승조로 키우다 실패한 박명근과 백승현 등을 더한다는 계획. 여기에 6월에 재대하는 이정용고 부상에서 돌아오는 유영찬을 더하면 2023년 우승때의 '벌떼 불펜'을 만들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다행스럽게도 올해는 불펜 만들기가 잘 진행되고 있다. 선발이 6,7이닝까지 던져주고 타선이 터지면서 불펜진이 부담이 적은 상태에서 던지면서 자신감을 쌓아가고 있다. 어려운 상황은 베테랑들이 막아주고 있고 쉬운 상황에서 젊은 유망주들이 던지면서 성공 체험을 하고 있는 것. 적은 점수차에선 박명근 백승현 등이 던지고 큰 점수차에선 우강훈 김영우 등이 나와 차츰 경험이 더해지고 있다.
특히 박명근의 성장이 눈에 띈다. 박명근은 15일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서 8회 등판해 삼자범퇴를 기록하며 팀 노히트 노런에 한 몫했다. 선두 디아즈를 포수 파울 플라이로 잡아내더니 김헌곤은 타구를 직접 잡아 1루로 던져 2아웃. 그리고 대타 박병호는 움직임이 심한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뽑아냈다.
올시즌 7경기서 1승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 중이다. 6⅔이닝 동안 3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이다. 150㎞에 육박하는 빠른 직구와 체인지업, 커브 등을 던지는데 중계화면에서도 볼의 움직임이 엄청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올시즌 구위가 엄청나다.
염 감독은 "우리가 타이트한 시합이 별로 없었다. 선발이 잘던지고 타자들이 3점차 이상을 만들어주면서 투수들이 훨씬 편안하게 던질 수 있었다"면서 "그런 좋은 환경 속에서 김영우나 우강훈도 좋은 경험을 할 수 있고, 과부하도 안걸리고 테스트도 해보고 여러가지를 해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염 감독은 "박명근도 초반에 편한 상황에서 던지면서 살아날 수 있었다. 타이트한 상황이었다면 쉽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지금의 박명근은 작년과는 완전히 다른 공을 던진다. 그래서 지금 박명근의 경우는 작년 데이터가 의미가 없기 때문에 데이터를 보지 않고 왼손 타자, 오른손 타자 가리지 않고 마운드에 올린다"라고 했다. 실제로 박명근은 올해 좌타자에게 9타수 1안타, 우타자에게 13타수 2안타로 좌우타자를 가리지 않고 다 잘던진다. 지난해엔 우타자에 0.254(63타수 16안타), 좌타자에게 3할4푼2리(38타수 13안타)로 좌타자에게 약했다.
염 감독은 "데이터도 타자와 투수의 컨디션이 좋냐 나쁘냐에 따라 데이터의 확률이 엄청 달라진다"면서 "김광삼 코치가 박명근과 상대하는 타자가 작년에 5타수 4안타라고 하며 걱정하다가 결과를 보고 (데이터가 필요없는게)맞는 것 같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안정적인 선발과 터지는 타선, 철벽 수비가 맞물려 불펜이 커가고 있다. 갈수록 1위 LG가 더 강해진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