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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러프, 유리알 그린 도대체 어떤 느낌일까...PGA 투어 코스, 직접 살펴보니 '헉' 소리만 [댈러스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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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키니(미국 텍사스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PGA 투어 선수들이 경기하는 골프 코스는 과연 어떨까.

PGA 투어 더 CJ컵 바이런넬슨이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인근 맥키니에 위치한 TPC크레이그랜치에서 성대하게 막을 내렸다. TPC크레이그랜치에서 열린 PGA 투어 역대 최다 갤러리 입장,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의 압도적 우승, 한식과 다양한 한국 문화에 대한 미국 현지 팬들의 뜨거운 관심 등 매우 성공적인 대회로 평가받게 됐다.

뭐니뭐니해도 골프 대회에서 가장 중요한 건 골프. 최고의 선수들이 경쟁을 하는 골프 코스는 어떤 컨디션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TPC크레이그랜치는 댈러스, 포트워스 지역 최고의 명문 골프장으로 인정받는다. 멀리서 육안으로만 봐도 코스 레이아웃, 잔디와 그린 관리, 조경 등이 매우 뛰어난 코스임을 알 수 있다.

대회 종료 후 선수가 없는 상태에서 코스를 찬찬히 둘러보며 면밀하게 살펴볼 시간이 있었다.

과연 무엇이 달랐을까.

티박스는 티끌 하나 없는 느낌을 줄 정도로 깨끗하고, 잔디는 푹신했다. 페어웨이에는 원래 조이시아 잔디가 깔려있었는데, 이번 대회를 앞두고 다른 품종을 오버시딩해 코스 컨디션을 더욱 끌어올렸다. 일정하게 깎인 양탄자 위를 걷는 기분. 다만, 쓸어치는 골퍼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을만큼 짧게 정돈된 잔디 상태였다. 그린은 웨지 등으로 스핀을 걸지 못하면, 세울 수 없을 만큼 유리알 상태였다. 핀 근처에 공이 떨어져도 그린 밖으로 공이 나갈 듯 했다. 다만, 똑바로 스트로크만 하면 '본대로 공이 굴러가는게 이런거구나' 희열을 느낄 수 있을 완벽한 관리 상태였다.

TPC크레이그랜치는 사실 투어 선수들이 치기에는 너무 쉽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래서 이번 대회를 앞두고 러프 잔디를 엄청나게 길러놨다. 물론 셰플러는 31언더파라는 경이적인 스코어를 기록했지만, 아마추어들에게 러프는 지옥이다. 들어가면 무조건 한 타 이상을 더 쳐야하는 억센 잔디. 빠져나오는 자체가 힘들어 보였다. 심지어 러프로 가면 공을 찾기도 힘들어 보였다. PGA 투어 프로들은 그 러프에서도 손쉽게 공을 빼내고, 그것보다 더 신기한 건 어디로 치더라도 공을 잘 찾는다는 점이다.

압권은 17번홀. '랜치 17'로 불리운다. 파3홀인데, 사방이 관중석으로 둘러싸여있다. 여기서는 관중들이 마음껏 술을 마시고 소리를 지르고, 어떠한 야유를 해도 '비매너'가 아니다. 일종의 '골프 해방구'. 피닉스 오픈이 열리는 TPC스코츠데일 16번홀과 똑 닮았다.

물론 갤러리들이 없는 상태에서 살펴봤으니 조용했지만, 관중 스탠드 속에서 티샷을 하는 상상 만으로도 압도되는 느낌이 들 것 같았다.

TPC크레이그랜치는 대회가 끝나자마자 18번홀 옆 연습 그린을 갈아엎기 시작했다. 지금도 최고 수준인데, 더 나은 골프 코스로 거듭나겠다며 내년을 바라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