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지금은 어리지만…."
이제는 어엿한 '단독 1위'의 팀이다. 한화 이글스가 9연전 터널을 '전승'으로 지났다.
KBO는 5월5일 어린이날이 월요일로 되면서 경기 편성과 함께 9연전을 만들었다. 대부분의 구단은 선발 투수의 휴식일 확보를 위해 임시 선발 투수를 넣는 등 고민을 내비쳤다.
한화는 운이 따랐다. 지난달 29일부터 9연전이 시작된 가운데 1일 대전 LG 트윈스전과 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이 우천으로 취소가 됐다. 자연스럽게 임시 선발 운용없이 모든 선발투수가 로테이션을 정상적으로 소화할 수 있게 됐다.
선발 운용에 무리가 생기지 않은 한화는 승리로 기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13일부터 23일까지 승리를 잡으며 8연승을 했던 한화는 2연패 뒤 26일과 27일 대전 KT 위즈전을 잡으며 다시 연승 행진에 시동을 걸었다. 9연전에서 적절하게 휴식을 더하면서 한화는 연승을 이어갔고, 결국 7일 대전 삼성전 승리로 9연승까지 이뤘다.
한화의 마지막 9연승은 2005년 6월4일 청주 두산전부터 6월14일 무등 KIA전. 한화는 약 20년 만에 다시 한 번 9연승에 성공하게 됐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사실 걱정을 좀 했는데 날씨가 많이 도와줬다. 예상보다 좋은 결과를 냈다"고 미소를 지었다.
9연승의 모든 순간이 소중했지만, 김 감독을 더욱 웃게 했던 승리가 있었다. 5일 대전 삼성전으로 '어린이날' 매치였다. 당시 한화는 선발 투수 라이언 와이스가 7이닝 1실점으로 호투를 펼친 뒤 박상원과 김서현이 각각 1이닝 씩을 깔끔하게 막아냈다.
타선이 화끈하게 터지지는 않았지만, 문현빈이 홈런을 치는 등 필요한 순간 한 방이 터지면서 3대1 승리를 이끌었다.
올해 개장한 한화생명볼파크에서 맞이한 첫 어린이날 경기 승리. 김 감독은 '어린이 한화팬'에게 승리를 안겼다는 사실에 미소를 지었다.
김 감독은 9연전 마지막 경기인 7일 경기를 앞두고 "새구장에서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 팬을 불러놓고 이겼을 때가 기분이 참 좋았다"고 운을 뗐다.
'어린이팬'이 '야구 미래'로 성장할 수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았다. 김 감독은 "지금은 어리지만, 몇 년 지난 뒤 (야구에 대한) 추억이 있어 야구를 하는 친구들이 분명히 나온다고 생각한다. 그 어린 친구들이 보는데서 이길 수 있어서 기뻤다"고 했다.
한화는 7일 경기까지 잡으면서 2016년 6월3∼5일 대구 삼성전 이후 3259일 만에 삼성전 싹쓸이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동시에 단독 1위로 올라섰다. 그동안 '약체'를 응원한다고 놀림을 받았던 한화 어린이 팬들은 '1위팀 응원팬'이라는 자부심으로 야구장을 찾을 수 있게 됐다.대전=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