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사실 화도 나고 짜증도 났지만…."
지난 시즌을 마치고 맞이한 겨울. 하주석(31·한화 이글스)은 싸늘한 한기를 느꼈다.
생애 첫 FA 자격을 얻고 권리를 행사했지만, 원소속팀 한화는 하주석과 포지션이 같은 심우준과 4년 총액 50억원에 계약했다. 사실상 하주석과 계약 의사가 없다는 걸 공표한 셈이다. FA B등급이었던 하주석을 한화 이외의 구단에서 영입하기 위해서는 25인 보호선수 외 보상선수 1명과 전년도 선수 연봉의 100% 또는 전년도 선수 연봉의 200%를 보상으로 줘야 한다. 선뜻 나서는 구단이 없었고, 사인 앤드 트레이드를 추진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결국 하주석은 1년 총액 1억1000만원에 FA 한화와 잔류 계약을 했다.
한화에 남았지만, 하주석이 설 자리는 없어보였다. 유격수 자리에 심우준이 있는 만큼, 하주석에게 기회가 돌아오기는 쉽지 않았다.
1군캠프가 아닌 퓨처스리그 캠프에서 시즌을 준비했고, 지난 달 8일 1군에 올라왔지만, 7경기 출전 후 다시 2군행 지시가 내려졌다.
기회는 찾아왔다. 심우준이 지난 10일 키움전에서 상대 투수의 공을 맞아 무릎 부분 골절 진단을 받았다.
퓨처스리그에서 4할4리를 기록하며 맹타를 휘둘렀던 하주석은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5월 출전한 13경기에서 타율 3할2푼5리를 기록하며 심우준의 공백을 완벽하게 지워냈다. 지난 23일 롯데전부터 28일 LG전까지는 5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펼쳤다. 5경기 타율은 4할에 달했다.
하주석은 최근 타격감에 대해 "최근 잘 치고 싶고, 더 잘하려는 마음이 강하다보니 스윙이 커졌다. 강하게 치는 스윙이 많이 나와 가볍게 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그 부분이 좋은 결과가 나오는 거 같다"고 밝혔다.
FA 시장에서 찬바람을 맞고, 1군에서도 기회가 오지 않아 멘털적으로 흔들릴 수 있는 시간이 많았다. 하주석은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만 집중하려고 했다. 사실 2군에 내려갔을 때 기분이 좋지는 않았지만, 시즌 시작하기 전에 생각했던 부분을 새롭게 떠올리며 생각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한화는 심우준 부상 이후 흔들리기는 했지만, 꾸준하게 승리를 쌓아가며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주석의 활약도 한몫했다. 1억1000만원의 투자 효과가 제대로 셈이다. 하주석은 "팀 사정상 유격수가 아니라 다른 포지션으로 나갈 수도 있다. 다른 포지션이 익숙하지 않아 쉽지는 않겠지만, 인정하고 욕심을 내려놓겠다는 생각을 하려고 한다"며 팀원으로서의 역할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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