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윤형빈(45)이 11년 만에 역대급 KO를 보여주는 등 화끈한 경기력에 로드FC 대회가 흥행했다.
28일 열린 굽네 ROAD FC 073은 로드FC가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개최한 21번째 대회다. 이는 스피릿MC의 20회를 뛰어넘어 국내 격투기 단체 중 장충체육관에서 가장 많은 대회를 개최한 단체가 로드FC로 이름을 바꾸는 역사적인 대회였다. 로드FC는 라이트급 토너먼트 결승전에 윤형빈과 '200만 유튜버' 밴쯔(35·파이터100)의 스페셜 이벤트 매치 등 풍성한 대진을 준비해 주목받았다.
관심을 증명하듯 경기장은 관중들로 가득 차 응원 열기가 그 어느때 보다 뜨거웠다. 특히 윤형빈을 응원하기 위해 동료 개그맨 수십여 명이 현장을 와 윤형빈에 힘을 줬다.
많은 관심은 윤형빈 입장에서 행복하기도 하지만, 부담이 아닐 수 없었다. 2014년 이후 11년 만에 출전하는 종합격투기 정식 경기고, 40대 중반에 예전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개그맨과 유튜버의 서커스 매치라는 조롱까지 더해져 윤형빈은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심했다.
그래서 이를 더 악물었다. 윤형빈은 타격 훈련 도중 이가 빠질 정도로 프로 선수에 버금가는 혹독한 훈련을 소화했다. 감량도 11㎏ 이상하며 2014년에 버금가는 몸 상태를 만들었다.
노력은 결국 빛을 냈다. 윤형빈의 펀치에 밴쯔가 쓰러졌다. 윤형빈의 오른손 펀치에 밴쯔가 뒤로 넘어갔고, 곧이은 파운딩에 심판이 스톱. 1라운드 1분 42초 TKO승. 의심할 여지 없는 완벽한 승리였다.
경기 후 윤형빈은 "너무너무 이기고 싶은데 그 염원이 닿은 게 아닌가 싶다. 아내와 가족에게 고맙다. 대한민국 격투기 불모지일 때 '우리나라에 괜찮은 격투기 단체가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하고 만들어서 지금까지 이 밭을 일궈오신 정문홍 회장님 감사드리고, 나는 글러브를 내려놓지만, 옆에서 로드FC 계속 응원하겠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1억 원의 주인공도 결정됐다. 메인 이벤트로 진행된 라이트급 토너먼트 결승전에서 카밀 마고메도프(33·바레인)가 '한국 귀화 파이터' 오카(38·전욱진 멀티짐)를 꺾으며 우승을 차지했다. 자신의 장점인 레슬링을 활용, 그라운드 상황에서 우위를 점했다. 위기를 벗어나려 오카가 발버둥 쳤지만, 결국 카밀의 암 트라이앵글 초크에 기절하고 말았다. 이 경기 승리로 카밀은 1억 원의 상금과 챔피언 벨트를 손에 넣었다.
'편스타' 편예준(18·로드FC 군산)도 자신이 왜 이전 경기 영상 조회수가 1100만이나 나온 플라이급 스타인지 증명했다. 경기 내내 '에임건' 조준건(19·더 짐 랩)과 화려한 타격으로 관중들이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고, 괴물 같은 체력으로 결국 자신의 가치와 스타성을 증명했다. 3라운드에 파운딩 TKO로 승리까지 챙긴 진정한 위너였다.
이외에도 백스핀 엘보우로 승리를 한 '로드FC 공무원' 한상권(29·김대환MMA)과 이보미(26·로드FC SSMA 상승도장), 진성훈(21·팀 스트롱울프), 이유찬(22·로드FC 김태인짐) 등 로드FC의 미래를 이끌어갈 파이터들이 실력을 증명한 것도 눈에 띄는 성과였다.
73번째 넘버링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친 로드FC는 다음 대회를 곧바로 준비 중이며 일정과 장소가 확정되는 대로 발표할 예정이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