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남자프로농구 고양 소노의 국내 전지훈련 풍경은 좀 색다르다. 전지훈련 장소로 사용하는 곳은 모기업 소유의 강원도 홍천 비발디파크. 한적한 산악 지역, 해변을 찾는 다른 구단의 분위기와 달리 때이른 무더위가 엄습한 요즘 외부 휴양객들로 북적인다. 비발디파크는 유명 스키장과 워터파크를 겸비한 리조트여서 사시사철 붐비는 대표 휴양지이기 때문이다.
소노 선수들은 리조트 건물 지하에 미국프로농구(NBA)급으로 마련된 실내체육관에서 훈련하며 전혀 딴 세상을 연출한다. 그래도 모기업이 소노인 까닭에 '특전'이 있다. 매주 일요일 자유 휴식이 주어지면 희망 선수들은 가족을 무료로 초대해 워터파크 등 각종 놀이시설을 즐길 수 있다. 국내 프로농구단 중 유일하게 가족 동반이 가능한 전지훈련인 셈이다.
하지만 그 좋은 '특전'을 줘도 실제 가족을 초대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웃픈(웃기고도 슬픈)' 사정이 있기 때문이다. 만만치 않은 훈련 스케줄을 소화하고 나면 녹초가 된 나머지 온전한 휴식을 위해 '방콕'하기 일쑤다.
그렇게 소노 선수들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훈련에만 몰두한 채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소노의 2025~2026시즌 목표는 자명하다. 데이원 인수로 재창단한 이후 두 시즌 동안 밟아보지 못한 플레이오프 무대다. 지난 2024~2025시즌 감독이 두 차례 교체되는 진통을 겪은 소노는 손창환 감독(49) 체제로 새출발했다. 손 감독은 무늬만 '초보 사령탑'이다. 2003년 선수 은퇴 이후 구단 사무국 프런트로 시작했다가 전력분석원, 코치 등을 경험하며 현장을 떠난 적이 없다. 안양 정관장에서 2016~2017시즌 통합우승, 2000~2021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 2021~2022시즌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에 일조하는 등 경험으로 치면 웬만한 감독 '저리 가라' 할 정도다. 감독을 보좌하며 선수들의 말 못할 사정을 중재하는 역할에 이골이 난 까닭에 선수들과 친화력도 좋다. 구단이 손 감독을 전격 발탁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마냥 마음씨 좋은 지도자는 아니다. 감독 부임 후 첫 전지훈련에서 발톱을 슬쩍 드러내고 있다고 한다. 소노는 요즘 하루 '세 탕'을 뛴다. 오전-오후-야간에 조를 나눠 웨이트, 스킬, 전술 트레이닝을 한다. 훈련시간만 총 6시간에 가까운 빡빡한 일정이다. 특히 미국 농구 전문가 타일러 가틀린 코치(38)가 지휘하는 스킬 트레이닝은 '지옥의 시간'으로 유명하다. 슈팅 훈련을 하더라도 그냥 몇백개씩 할당량을 쏘는 게 아니라 인터벌 러닝처럼 쉴 새 없이 뛰게 하는 등 체력강화를 겸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입이 튀어나오는 선수는 없다고 한다. 프로 14년차 주장 정희재는 "산악훈련 같은 걸 하지 않는다고 만만하게 봤다간 큰코 다치기 십상이다"면서 "감독님이 막연히 시키는 게 아니라 훈련의 목적, 효과 등에 대해 설명하고 선수들의 동의를 구하기 때문에 힘들어도 즐겁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손 감독은 부임한 동안 '소노만의 색깔'을 정착시키겠다는 각오다. 강력한 수비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달리는 스페이싱 훈련에 비중을 두는 것도, 잘 뛰는 1옵션 외국 선수를 영입한 것도 이 때문이다. 손 감독은 "다음 시즌엔 선수-코칭스태프간 소통 잘 되고, 완전히 달라졌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 홍천 전지훈련은 그 첫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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