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견제구 13개' SNS 테러까지 할 일인가 → 가족 욕까지 충격.. 지나친 '과몰입' 야구가 멍든다

by

[잠실=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LG 트윈스 베테랑 구원투수 김진성이 견제구를 많이 던졌다고 SNS로 공개 사과까지 하는 일이 벌어졌다. 일부 팬들이 김진성 SNS에 불만 메시지 폭탄을 투하했다. 그중에는 가족들 욕까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진성은 26일 잠실 두산전에 구원 등판했다. 3-3으로 맞선 7회말 1사 1, 2루에 나와 김재환을 병살 처리하며 불을 껐다. 김진성은 1⅓이닝 무실점 호투했다. 4대3 승리에 힘을 보태며 구원승도 챙겼다.

8회말에 이례적인 장면이 나왔다.

4-3으로 LG가 앞선 8회말 김진성이 선두타자 김인태에게 볼넷을 줬다. 두산은 대주자 조수행을 투입했다.

조수행은 지난해 도루왕(64개)이다. 1점 승부에 도루왕 출신 대주자의 출현. 극단적인 주자 견제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김진성은 양석환 타석에 견제구 4개를 연달아 던졌다. 양석환을 삼진 처리하는 동안 1루에 던진 견제구는 8개.

두산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터져나왔고, LG 관중석에서도 이에 맞서 함성을 쏟아냈다.

1사 1루에 이유찬 타석에서는 견제구 5개를 던졌다. 김진성이 이유찬에게 4구째를 던질 때 조수행이 기어코 2루 도루를 성공시켰다. 득점과 연결되진 않았지만 조수행의 끈기와 집중력이 돋보인 장면.

LG 배터리의 집요한 견제를 조수행이 결국 뚫어낸 모습.

하지만 일부 팬들은 엉뚱한 곳에 꽂혔다. 견제구를 너무 많이 던진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급기야 김진성이 '견제 사인이 나왔으며 조수행에게 따로 사과했다'고 해명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당장 25일 경기만 봐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두산이 4-3으로 쫓긴 7회초 LG 박해민이 안타를 치고 나갔다. 두산 최원준도 박해민에게 견제구를 연속 4개 던졌다. 이때에도 LG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두산 관중석에서는 함성이 터졌다. 박해민이 바로 도루를 시도했기에 망정이지 계속 안 뛰고 있었다면 견제구가 과연 몇 개까지 늘어났을지 모를 일이다.

KBO리그는 올해부터 피치클락을 도입했다. 견제구 수 제한 규칙은 없다. 메이저리그는 3차례만 가능하도록 룰을 개선했지만 KBO리그에서는 무제한이다.

심지어 최근에는 수많은 '불문율'이 없어지는 추세다. 룰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맞지 않느냐는 의견이 대세다. 견제구 13개는 편법도 아니고 그야말로 1점 차 승부에서 당연한 최선의 노력이다.

경기에서 룰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한 플레이에 대해 선수 개인 SNS까지 찾아가 비난을 쏟아내는 건 아쉬운 장면이다. 가족 욕을 하는, 도를 넘는 비난은 언급할 가치도 없다.

25일에는 한 팬이 조성환 두산 감독대행의 개인 SNS에 비속어를 섞어 투수교체를 문제 삼는 악플을 달기도 했다. 조성환 감독대행도 결국 SNS를 비공개로 돌렸다.

잠실=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