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비FA 다년 계약 잭팟. 하지만 아직 메이저리그의 꿈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구단도 수락할 의지를 가지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가 내야수 송성문과 비FA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 키움 구단은 4일 "송성문과 지난 3일 고척 롯데 자이언츠전이 끝난 후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 조건은 6년 120억원 전액 보장. 옵션에 따른 인센티브가 하나도 없는, 상당히 파격적인 조건이다. 이번 계약은 KBO리그 비FA 다년계약 중 역대 여섯 번째로 총액 100억원을 넘어선 사례다. 보장 연봉 기준으로는 세부 조건이 공개되지 않은 한화 투수 류현진(8년, 총액 170억원)을 제외하면, SSG 투수 김광현의 131억원(4년, 인센티브 2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이며, 야수 중에선 구자욱의 90억원(5년, 인센티브 30억원)을 넘어선 역대 최고액이다.
키움 입장에서는 대단한 결심 아래 실행한 투자다. 2015년 히어로즈 2차 5라운드 지명을 받아 고졸 신인으로 입단했던 송성문은 사실상 '원클럽맨' 행보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그렇다면 메이저리그 도전 이야기가 나왔던 송성문의 미국 진출 꿈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송성문은 올 시즌이 끝난 후 포스팅 도전 요건을 갖추게 된다. 실제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관심도 보이고 있다. 최근 송성문을 포함한 한국 선수들을 보기 위해 야구장을 찾는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들이 상당수 눈에 띈다. 지난주 시카고 컵스의 경우 스카우트가 인천 키움-SSG전을 3경기 연속 관찰하기도 했다.
송성문도 당초 "한국에서 열심히 뛰겠다"고 했다가 "걸맞은 성적을 내는게 우선이고, 그 이후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면 생각해보겠다"는 입장을 인터뷰를 통해 밝힌 상태다.
6년 계약을 체결한만큼 송성문의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진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구단은 문을 열어놨다. 송성문은 올 시즌 이후부터 계속 포스팅 도전이 가능한 상태다.
FA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키움과의 계약 기간 종료인 2031시즌이 끝나야 하지만, 포스팅 도전은 다년 계약 기간 중에도 계속 가능하다.
키움 구단은 "우리 구단은 실력과 자격을 갖춘 선수들의 포스팅 시스템을 통한 해외 리그 도전에 협조해왔고, 더 큰 무대에서의 도전을 응원해왔다"고 이야기 했다. 강정호, 박병호, 김하성, 이정후, 김혜성으로 이어지는 '메이저리그 사관 학교'라는 별명처럼 포스팅 제도를 가장 적극 활용해온 구단이기도 하다.
키움 구단은 "송성문이 충분한 실력과 경쟁력을 갖추고, 그 가치를 제대로 평가해주는 해외 구단이 있다면. 송성문과 서로 협의해서 포스팅 도전을 수락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송성문과 6년 120억 전액 보장 통큰 계약을 체결했지만, 계약 기간 중에라도 송성문이 좋은 대우를 받고 메이저리그 구단의 러브콜을 받는 상황이 만들어진다면 충분히 포스팅을 수락해줄 수 있다는 게 공식적인 입장이다.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