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이제 LG 트윈스가 '선발 맛집'을 완성했다.
새 외국인 투수 앤더스 톨허스트가 비어있던 강속구 투수자리를 채우면서 다양한 스타일의 선발진을 갖추게 된 것.
LG의 선발진은 10개 구단 중 가장 안정적이라는 평가였다. 10승의 요니 치리노스와 나란히 9승을 기록 중인 임찬규 손주영 송승기 등 국내 투수 삼총사가 있다. 최근 떠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도 5회 정도는 충분히 막아줄 수 있는 선발이었다.
110경기서 선발 이닝 수가 599⅓이닝으로 111경기서 611이닝을 소화한 KT 위즈에 이어 2위에 올라있다.
선발승은 43승으로 44승의 한화에 이어 2위이고 선발 평균자책점도 3.51을 기록해 한화의 3.28에 이어 2위에 올라있다.
결국 LG는 다른 상위권 팀들의 강력한 외국인 투수에 비해 약하다는 인상이 큰 에르난데스와 결별하고 최근 ABS 도입 이후 KBO리그의 트렌드가 된 구위형 투수인 톨허스트를 새로 영입했다.
그리고 톨허스트는 12일 수원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데뷔전서 단 77개의 공으로 7이닝 2안타 무4사구 7탈삼진 무실점의 쾌투로 스리투수가 되며 우승을 위한 마지막 퍼즐이 맞춰졌음을 알렸다.
톨허스트가 힘있는 구위에 안정된 제구까지 보여주면서 5명의 선발진이 갖춰지게 됐다.
특히 오른손 투수 3명이 완전히 다른 스타일을 보여 차별화를 가지게 됐다.
치리노스는 최고 153㎞의 투심을 위주로 던지는 투수다. 직구는 가끔 던지는 하이패스트볼 외엔 던지지 않고 무브먼트가 심한 투심만 던지고 여기에 스위퍼와 포크볼로 타자들을 제압한다.
임찬규는 완급 조절의 달인이다. 직구 스피드가 140㎞대 초반에 불과하지만 주무기인 체인지업과 100㎞대의 커브로 구속 차이를 만들어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는다. 최근엔 이 세가지 구종에 슬라이더까지 더해 타자들의 노림수를 헷갈리게 만든다.
LG는 그동안 제구가 불안할 수도 있고 부상의 위험도 있는 강속구 투수 보다는 구속은 빠르지 않더라도 다양한 구종과 제구력이 좋고 내구성이 좋은 투수를 뽑아왔다. 윌슨이나 켈리, 플럿코, 에르난데스 등이 그랬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도입된 ABS로 인해 구위형 투수가 트렌드가 되면서 LG도 이번엔 구속이 빠르고 구위가 좋은 투수에 초점을 맞췄고 톨허스트를 영입했다.
톨허스트는 KT전에서 최고 153㎞의 빠른 직구와 143㎞의 커터, 포크볼과 커브 등을 던졌다. 삼진 7개가 모두 헛스윙 삼진이었는데 포크볼이 4개, 직구가 3개였다. 첫 등판이라 80개 정도만 던지기로 했는데 76번째 공이 152㎞였을 정도로 힘은 여전히 좋았다. 톨허스트는 "공인구는 미국에서 던지던 것과 크게 다르지만 던지다보니 많이 편해졌다. 앞으로 마운드에도 적응하고 많이 던지다보면 구속도 더 좋아질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톨허스트가 첫 등판에서 너무 좋은 피칭을 함으로써 LG 선수단의 분위기는 더욱 상승세를 탈 수 있다. 후반기 18승4패의 압도적인 모습을 이어가고 이는 LG로선 각기 다른 유형의 우완 투수 3명과 좌완 투수 2명으로 남은 34경기를 매일 기대감 속에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