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오타니 룰' 정확히 꿰뚫고 있는 투수코치 "불펜 활용 검토中", 그것보다 오늘은 원래 쉬는 날이고 내일은?

by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올시즌 처음으로 휴식 차원에서 결장했다.

오타니는 22일(이하 한국시각)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전을 벤치에서 지켜봤다. 예정된 휴식이었다.

오타니는 지난 4월 중순 아내의 출산 때문에 선수단을 떠나 2경기에 빠진 적이 있는데, 부상 또는 휴식 차원으로 결장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오타니가 전날 콜로라도전에 선발등판하기에 앞서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가 내일은 쉰다. 윌 스미스가 지명타자를 맡는다"고 밝혔다. 투타 겸업을 하고 다음 날 낮 경기를 소화해야 하니, 체력 관리 차원에서 쉬기로 얘기가 된 것이었다.

그런데 오타니는 4회 투구 도중 타구에 맞아 타박상을 입었다. 0-3으로 뒤진 4회말 1사 2,3루에서 올란도 아르시아가 친 강습 직선타구가 오타니의 오른쪽 허벅지를 강타했다. 타구 속도는 93.7마일이었다.

로버츠 감독과 트레이너가 황급히 마운드로 올라갔다. 오타니는 인상을 찌푸리며 아픈 표정을 짓다가 이내 별 문제가 없다는 의사를 전한 뒤 투구를 이어갔다. 그는 계속된 2사 1,3루서 타일러 프리먼에게 적시타를 얻어맞아 0-5로 점수차가 더 벌어졌다.

지명타자로 경기를 이어가던 오타니는 8회 대타로 교체됐다. 허벅지 통증이 심해지고 부어 올랐기 때문이다. 오타니는 4이닝 동안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타이인 9안타를 얻어맞고 5실점해 패전을 안았다.

다행히 부상 정도는 심하지 않았다. 당시 경기 후 로버츠 감독은 "공을 맞은 부위가 허벅지라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아주 세게 맞았기 때문이다. 만약 무릎을 맞았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허벅지에 멍자국이 남았는데, 마음이 놓이면서도 아찔했다"고 밝혔다.

오타니도 마찬가지 반응이었다. 그는 "무릎을 때리지 않아 정말 다행이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고 생각한다. 치료와 휴식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타니가 타구에 맞은 오른쪽 허벅지는 약 두 달 전에도 공에 맞은 부위다. 오타니는 지난 6월 18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전에서 3회말 우완 랜디 바스케스의 93.8마일 직구에 오른쪽 허벅지를 맞은 적이 있다.

당시 오타니는 허벅지를 강타당하자 외마디 비명을 질렀고,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타석을 벗어나 한참 동안 고통스러워했다. 그러자 로버츠 감독이 더그아웃을 박차고 뛰쳐 나가 고의로 맞힌 것 아니냐며 구심에 격렬하게 항의하다 퇴장당했다. 그만큼 오타니의 부상 여부는 로버츠 감독에게 굉장히 민감한 사안이다.

다저스는 이날 오타니가 빠졌음에도 활발한 타선을 앞세워 9대5로 승리했다. 선발 클레이튼 커쇼가 5⅔이닝 6안타 3실점으로 역투하며 시즌 8승(2패)을 거뒀고, 타선에서는 프레디 프리먼이 1회 선제 투런포를 터뜨리고, 이후 타자들의 고른 활약으로 여유있게 승리할 수 있었다.

오타니는 23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원정 3연전 첫 경기에 출전할 예정이다. 로버츠 감독은 이날 콜로라도전 승리 후 "오타니는 괜찮다. 내일 라인업에 포함될 것이다"고 밝혔다.

콜로라도와 4연전을 2승2패로 마친 다저스는 73승55패로 NL 서부지구 선두를 지켰다. 2위 샌디에이고(72승56패)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8대4로 눌러 다저스와의 승차 1경기는 그대로 유지됐다.

한편, 포스트시즌 때 오타니를 불펜으로 돌릴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돼 관심을 끈다.

마크 프라이어 다저스 투구코치는 지난 22일 팟캐스트 '댄 패트릭 쇼'와 인터뷰에서 "검토하고 있다. 오타니를 구원투수로 기용할 때 규칙이 어떤지는 잘 알고 있다. 선발로 등판할 때는 투구를 마치더라고 지명타자로 게임을 이어갈 수 있지만, 지명타자로 출전했다가 구원투수로 포지션을 바꾸면 그 뒤로 다시 지명타자로 나설 수는 없다"며 "따라서 경기 끝 무렵이나 오타니가 더 이상 타석 기회가 없다고 판단되는 상황에서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로버츠 감독은 "내부적으로 논의가 되고는 있다. 그러나 어느 정도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며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