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시애틀 매리너스 칼 롤리가 홈런 역사를 새로 썼다. 포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웠다.
롤리는 25일(이하 한국시각) T모바일파크에서 열리고 있는 애슬레틱스와의 홈경기에 2번 포수로 선발출전해 첫 두 타석에서 연속 대포를 가동했다.
1회말 선두 랜디 아로자레나가 좌전안타로 출루, 무사 1루서 첫 타석에 등장한 롤리는 좌월 투런포를 터뜨리며 선취점을 뽑았다.
애슬레틱스 좌완 선발 제이콥 로페즈를 상대로 우타석에 들어가 원스트라이크에서 2구째 한복판으로 날아든 91.7마일 직구를 잡아당겨 발사각 32도, 타구속도 110.9마일, 비거리 448피트짜리 대형 홈런으로 연결했다. 롤리가 홈런을 친 것은 지난 18일 뉴욕 메츠전 이후 7일 만이다.
두 번째 홈런도 곧바로 터졌다.
3-1로 앞선 2회 2사 2루서 로페즈의 초구 83.6마일 체인지업이 한가운데로 떨어지자 그대로 끌어당겨 좌중간 펜스를 훌쩍 넘겼다. 발사각 25도, 타구속도 106.9마일, 비거리 412피트의 시즌 49호 홈런.
이 홈런으로 롤리는 역대 포수 한 시즌 최다 기록의 새 주인이 됐다. 2021년 캔자스시티 로열스 살바도르 페레즈가 작성한 48홈런을 8월이 다 가기 전에 쏘아올린 것이다. 팀 경기수 기준으로 페레즈는 158번째 경기에서 48홈런, 롤리는 131번째 경기에서 48홈런과 49홈런을 잇달아 터뜨렸다.
MLB.com은 '롤리가 시즌 48호 홈런을 터뜨리며 한 시즌 팀이 치른 경기의 75% 이상을 포수로 출전한 선수 기준으로 최다 홈런 기록인 2021년 살바도르 페레즈와 타이를 이루더니 그 다음 이닝에서 49호 아치를 그려 그 기록을 넘어섰다'며 '이 두 홈런은 롤리의 가장 장엄한 작품이다. T모바일파크 좌측 외야 두 번째 데크 448피트 지점에 떨어진 첫 홈런은 올해 롤리의 최장 비거리 기록이고, 두 번째 홈런은 전광판을 때렸다. 선발투수이자 그의 절친인 로간 길버트를 든든하게 지원했다'고 전했다.
롤리가 2회 홈런을 날리고 베이스를 돌자 시애틀 홈팬들은 "MVP"를 연호하며 기립박수를 보냈고, 롤리는 홈을 밟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간 뒤 다시 나와 팬들의 환호에 헬멧을 벗어 답했다.
롤리의 49홈런 중 포수로 출전해 친 것은 40개이고, 지명타자로 날린 것은 9개다. 페레즈는 2021년 당시 포수로는 33개, 지명타자로 15개를 각각 기록했다.
포수로 출전해 마크한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은 2003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하비 로페즈가 터뜨린 42개다. 롤리와는 불과 2개 차이.
롤리의 다음 목표는 우선 스위치 타자 한 시즌 최다 기록인 1961년 뉴욕 양키스 미키 맨틀의 54홈런이다. 일단 롤리는 한 시즌 멀티홈런 경기 부문서 9경기에 도달해 스위치 타자 한 시즌 최다 기록 보유자인 1961년 맨틀과 시애틀 구단 최다 기록 보유자인 1997년 켄 그리피 주니어를 각각 넘어섰다.
롤리는 후반기 들어 좌투수를 상대로 타율 0.143, OPS 0.443으로 부진을 겪어왔는데, 좌완 로페즈를 홈런 두 방으로 두들기며 부진에서도 벗어났다.
롤리는 양 리그 홈런 2위인 필라델피아 필리스 카일 슈와버(45개)와의 차이를 4개로 벌렸다. 최종 목표는 2022년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가 세운 AL 한 시즌 최다 기록인 62홈런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