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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 전 통한의 준우승, 그 아픔이 '새 역사'로 결실을 맺었다...유현조와 삼천리, 또 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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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지난주 준우승 아픔이, 더 큰 결실로!

유현조(삼천리)는 지난 주말 있었던 KLPGA 투어 KG레이디스오픈에서 무명의 신다인과 함께 연장전에 들어갔다. 연장 두 번째 홀, 신다인이 먼저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유현조는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버디 퍼트를 실패했다. 기뻐하는 신다인을 제대로 축하해주지 못할 정도로 아쉬움이 잔뜩 묻어났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신인왕. 올해도 페이스가 나쁘지는 않았다. 줄곧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KG레이디스 오픈을 앞두고 우승 없이 상금 5위라는 꾸준함을 과시했다.

하지만 프로 선수이기에 톱10과 상금으로만 모든 갈증이 풀릴 수 없었다. 우승을 꼭 하고 싶었다. 그 간절함을 하늘이 알았을까. 메이저 대회 우승컵이 유현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것도 새 역사를 쓰면서 말이다.

유현조는 7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블랙스톤이천에서 막을 내린 KLPGA 투어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1언더파를 기록, 4라운드 최종 9언더파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위 노승희(요진건설)를 4타 차로 따돌렸다.

쉽지 않은 우승이었다. 유현조는 2타 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돌입했다. 3라운드를 마친 후 "지난 주도 그렇고, 과정보다는 우승에 대한 생각이 커서 오히려 플레이가 안 좋았다. 내일은 내가 해야하는 것에만 집중하겠다"며 결의를 다졌다.

하지만 우승에 대한 중압감인지, 어렵기로 악명이 높은 코스 탓인지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11번홀까지 2타를 잃으며 2위권에 1타 차 추격을 허용했다.

하지만 데뷔 첫 해 메이저 우승, 신인왕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결정적 순간 '한방'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강심장이 있었다. 파4 12번홀에서 세컨드샷을 홀컵 2m 근처에 붙이며 천금의 버디를 잡았다. 그리고 파3 13번홀 약 10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사실상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많은 게 걸린 우승이었다. 유현조는 지난해 이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투어 두 번째 우승도 블랙스톤에서 이뤘다. 신인 선수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고, 2연패를 이룬 건 KLPGA 투어 역사상 유현조가 최초다.

또 KB금융 스타챔피언십 2년 연속 우승도 2016년과 2017년 김해림 이후 유현조가 처음이다. 공교롭게도 김해림은 유현조의 소속팀 삼천리의 얼굴이었다. 지금도 삼천리에서 코치로 후배들을 양성하고 있다. 유현조는 김해림, 김효주(2014년, 2020년), 장하나(2012년, 2021년)에 이어 4번째로 이 대회 2승 기록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또 하나 중요한 건 첫 우승으로 단숨에 대상 포인트 1위에 올랐다는 점. 100점을 보태 482점이 되며 이번 대회 컷 탈락한 1위 홍정민(CJ)을 제쳤다. 이번 우승으로 2억7000만원을 벌어, 시즌 상금을 9억8333만원으로 늘렸다. 이 부문 3위다. 이 대회 준우승으로 총 상금을 10억8768만원으로 불린 선두 노승희와 약 1억원 차이다.

유현조는 우승 후 "오늘(최종 라운드) 우여곡절이 많았다. 후반에 정신을 차려서 좋은 스코어로 마무리해서 기쁘다. 작년에 첫 우승했던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우승하고 타이틀 방어를 해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는 감개무량한 소감을 밝혔다.

소속팀 삼천리에도 경사다. 올해만 4승째다. 시즌 개막전인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박보겸이 이적하자마자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자매 골퍼' 고지우와 고지원이 각각 용평 오픈과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바 있다.

유현조 뿐 아니라 올시즌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전예성과 이재윤이 약속이나 한 듯 최종 4언더파를 기록,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친 것도 수확이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