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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韓선수 없습니다' 찰칵 세리머니 벽화에 5만 관중의 기립 박수까지, 손흥민의 뜨거운 눈물 "난 언제나 스퍼스"...레전드 귀환에 EPL도 들썩→'영웅이 돌아왔다' 공식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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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레전드'가 돌아왔다.

토트넘의 살아있는 전설인 '손세이셔널' 손흥민(33·LA FC)이 토트넘 팬들을 향해 직접 작별 인사를 건넸다. 손흥민은 10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슬라비아 프라하(체코)와의 2025~2026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6차전 킥오프를 앞두고 팬들 앞에 섰다.

롱코트에 검은색 목도리를 착용한 손흥민이 그라운드에 들어서자 팬들은 기립 박수를 보내며 환영했다. 마이크를 든 손흥민은 "안녕하세요, 쏘니가 여기에 왔습니다"라는 인사말을 전했다. 관중석에서는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가 쏟아졌다. 손흥민은 "여러분들이 저를 잊지 않기를 바랐다. 정말 엄청난 10년 동안의 세월이었다.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드리고 싶다"며 "저는 언제나 토트넘의 일원이 되고 싶다. 항상 여러분들과 함께하겠다"고 했다.

손흥민은 마지막으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은 언제나 저에게 집과 같은 존재가 될 것"이라며 "여러분을 잊지 않겠다. 저와 항상 함께 있어 주시길 바란다. 언제든 LA를 방문해달라. 여러분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손흥민이 팬들을 향해 뜨거운 박수를 보내자, 팬들도 함성으로 화답했다.

손흥민의 작별 인사가 끝나자 토트넘의 '레전드' 레들리 킹이 그라운드로 나와 토트넘의 상징인 수탉 모양의 트로피를 전달했다. 그라운드를 떠나면서 팬들에게 손을 흔들던 손흥민은 살짝 눈시울이 붉어진 모습이었다.

토트넘 동료였던 가레스 베일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마지막을 트로피로 장식하는 선수는 흔치 않다. 넌 토트넘의 리빙 레전드다. 박수갈채를 받을 자격이 있다. LAFC에서도 트로피를 들길 바란다"고 말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사무국도 움직였다. 공식 SNS에 '손흥민을 위한 영웅의 환대'라고 했다. 손흥민의 복귀 현장 사진과 함께 '토트넘 레전드인 그는 여름에 LAFC로 이적한 이후 처음으로 돌아왔다'며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인근의 새로운 벽화 공개 행사에 참석하고,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앞두고 팬들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다른 게시물에는 '손흥민의 진심 어린 메시지'라는 글과 함께 손흥민이 경기장에서 마이크를 직접 들고 토트넘 팬들에게 고별 인사를 전하는 영상을 공유했다.

손흥민의 토트넘 복귀일은 지난 3일 알려졌다. 토트넘은 공식 SNS를 통해 '쏘니가 집으로 돌아온다'고 전했다. 이어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난 후 처음으로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을 찾을 예정'이라며 '슬라비아 프라하와의 홈 경기를 통해 홈팬에게 작별 인사를 건넬 것"이라고 밝혔다.

손흥민은 설명이 필요없는 토트넘의 전설이다. 손흥민은 토트넘 통산 454경기 173골-101도움을 기록했다. 토트넘 역대 최다 출전 5위, 최다골 4위, 최다도움 1위에 올라있다. 2019년 4월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의 첫 공식 골을 넣었고, 2020년에는 번리전 골로 FIFA 푸스카스상을 수상했다. 2021~2022시즌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까지 품었다.

무엇보다 지긋지긋했던 무관을 끊었다. 지난 2024~2025시즌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끌며, 토트넘에 17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유럽대항전 정상 등극은 1983~1984시즌 당시 UEFA컵 우승 이후 41년 만이었다.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 가레스 베일(선수 은퇴), 루카 모드리치(AC밀란)도 못한 일이었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메이저 트로피를 들어올린 13명의 주장 중 한명으로 등극했다.

손흥민은 10년간 동행을 뒤로 하고 올해 여름 토트넘과 작별했다. 손흥민은 8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캐슬과의 쿠팡플레이 시리즈를 통해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손흥민은 이 경기 후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 FC로 이적했다. 현지 팬들과 작별인사를 하지 못했다. 손흥민은 토트넘에 대한 애정을 이후에도 여러 차례 드러냈다. SNS를 통해 토트넘 선수들과 교류도 이어갔다. 팬들 역시 토트넘이 부진할 때마다 손흥민의 이름을 꺼내고 있다.

그는 수 차례 인터뷰에서 "토트넘 마지막 경기가 한국에서 열렸다. 런던으로 돌아가 토트넘 팬분들을 만나고 싶다. 나도, 팬들도 직접 만나 작별 인사를 할 자격이 있다. 정말 감동적인 하루가 될 것 같다"고 했다. 그 꿈이 현실이 됐다. 22일 밴쿠버 화이트캡스와의 2025년 MLS컵 서부 컨퍼런스리그 준결승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시즌을 마무리한 손흥민은 휴식기 일정으로 '토트넘 복귀'를 택했다.

당초만 하더라도 손흥민은 21일 펼쳐지는 리버풀과의 리그 경기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관측됐다. 이같은 이야기가 전해지자 토트넘 팬들이 들썩였다. 영국 '투더레인앤백'은 '토트넘 팬들 사이에 즉각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리버풀전 티켓은 순식간에 동이 났다. 리버풀전은 늘 팬들의 주목을 받는 경기지만, 쏘니 프리미엄까지 붙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프라하와의 UCL 경기로 정해졌다.

손흥민의 방문에 맞춰 토트넘은 깜짝 선물을 준비했다. 당초 언급된 영구 결번이나 동상 건립이 아닌 벽화다. 토트넘은 '팬 자문위원회와 협력해 토트넘 하이로드 일대에 손흥민을 기리는 신규 벽화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디자인은 손흥민이 직접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은 과거 레들리 킹과 해리 케인 벽화를 담당한 아티스트 그룹 머월스가 맡았다.

토트넘 SNS를 통해 윤곽이 드러났던 벽화가 이날 마침내 공개됐다. 손흥민의 전매특허인 찰칵 세리머니와 유로파리그 우승 당시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모습이 담겼다. 벽화를 직접 본 손흥민은 "특별한 기분이다. 벽화의 주인공이 돼 감사할 따름이다. 다른 말이 필요 없이 감사드린다"며 "좋은 선수뿐만 아니라 좋은 사람으로도 남고 싶다. 잊을 수 없는 10년을 팬들과 함께 보낸 것이 감사하다"고 소감을 남겼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