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오늘 밤까지 1억5000만달러(약 2200억원)를 준비하시오."
협박 전화가 아니다. 메이저리그 FA 협상이다. '50홈런 슬러거' 카일 슈와버의 에이전트가 필라델피아 필리스 구단에 남긴 메시지다. 필라델피아는 즉시 응했고 거래는 바로 타결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10일(한국시각) '슈와버와 필라델피아가 5년 1억5000만달러(약 2200억원) 계약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슈와버의 계약은 미국 시간으로 월요일 밤에 급물살을 타서 초고속으로 합의까지 이르렀다.
슈와버는 원 소속팀인 필라델피아 외에도 신시내티 레즈,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러브콜을 받았다. 여러 선택지를 가진 슈와버 측이 주도권을 가지고 좋은 계약을 따냈다.
MLB닷컴에 따르면 슈와버의 에이전트 케이시 클로즈가 종횡무진했다.
필라델피아는 기본적으로 슈와버를 잡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슈와버도 가급적이면 친정에 남길 원했다.
양측 바람과 달리 협상은 지지부진했다. 필라델피아는 6년 계약을 포함해 기간과 총액을 다양하게 바꿔가며 여러 시나리오를 제안했다.
볼티모어가 5년 1억5000만달러를 제시했다. 슈와버의 고향 클럽인 신시내티는 5년 1억2500만달러(약 1837억원)를 제안했다. 피츠버그는 4년 1억2500만달러를 오퍼했다. 연평균 규모로는 피츠버그 제시액이 필라델피아 보다 높았다.
클로즈는 월요일에 필라델피아 구단과 다시 접촉했다.
클로즈는 "오늘 밤이 지나기 전에 5년 1억5000만달러를 제시하면 계약을 수락하겠다"고 통보했다. 필라델피아가 OK를 외쳤고 슈와버도 약속을 지켰다.
슈와버는 2014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4번에 시카고 컵스에 뽑힌 초특급 유망주였다. 2015년 컵스에서 데뷔해 워싱턴 내셔널스와 보스턴 레드삭스를 거쳐 2022년 필라델피아로 이적했다.
그는 필라델피아에 와서 처음으로 40홈런을 넘겼다. 2022년 46홈런, 2023년 47홈런, 2024년 38홈런을 때린 뒤 2025년에는 56홈런을 폭발했다.
슈와버는 올해 내셔널리그 홈런 1위에 등극했다. 55개를 때린 오타니 쇼헤이(LA다저스)를 따돌렸다. 내셔널리그 MVP 투표에서도 오타니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