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손흥민의 7번 자리를 채울 수 있을까. 사비 시몬스의 계획은 원대하다.
영국의 홋스퍼HQ는 12일(한국시각) '사비 시몬스는 손흥민의 등번호에 대한 엄청난 계획을 갖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홋스퍼HQ는 '손흥민이 토트넘을 찾아와 작별 인사를 전했다. 이제 그는 10년의 활약을 끝으로 토트넘을 떠났다. 그가 뛰었던 시기는 토트넘이 트로피를 들지 못했던 시기다. 그는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토트넘에 대한 헌신을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손흥민의 후임인 시몬스는 7번을 물려받았다. 하지만 두 선수는 다른 유형이다. 시몬스는 공격형 미드필더에 더 가깝다. 하지만 같은 등번호 때문에 필연적으로 비교대상이 될 수밖에없다'고 했다.
이어 '시몬스는 22살이지만 커리어 내내 많은 것을 이뤘다. 에인트호번, RB라이프치히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토트넘 이적 후에는 다소 부진한 출발을 보였다. 다만 브렌트포드전에서 1골1도움으로 팀 승리에 기여한 것은 중요한 의미를 지녔다. 직전 슬라비아 프라하를 꺾은 경기에서도 득점을 기록해 실력을 입증했다. 토트넘과 2030년까지 장기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손흥민의 뒤를 이을 충분한 시간이 있다. 그는 토트넘의 전임자보다 더 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리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충분히 달성 가능한 목표다'고 덧붙였다.
올여름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시몬스는 분데스리가에서의 뛰어난 활약 덕분에 많은 기대를 받았다. 토트넘 합류 후 손흥민의 등번호 7번을 이어받으며 활약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7번 자리를 대체할 새로운 선수의 등장에 팬들은 주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시몬스의 활약은 기대 이하였다. 출전한 경기들에서 무득점이 이어졌다. 킬러 본능을 과시했던 손흥민과는 다르다. 공격형 미드필더와 윙어로서 활약한 점을 고려하면 해결사 면모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날 선 비판도 나왔다. 영국의 풋볼런던은 팀 내 최하 평점과 함께 '엉성하고, 수비에서 보기 흉한 활약을 보여줬다. 에너지와 활동량은 좋으나, 거액의 영입인 점을 고려하면 더 많은 것을 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행히 최근 반등에 성공했다. 시몬스는 2경기 연속 득점을 터트리며 조금씩 토트넘에 적응하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손흥민의 위상에 도전하기에는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다. 토트넘에서 통산 454경기에 출전해 173골 101도움을 기록한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 입단 후 10년 동안 구단의 역사를 바꿨다. 트로피를 몇 개 더 수확한다고 넘보기에는 쉽지 않은 전설의 위치다. 다만 그럼에도 시몬스가 토트넘에 뛰어난 활약을 오랫동안 유지한다면, 언젠가 손흥민의 수준에 닿을 수 있는 선수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