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안현민 연봉은 1억3000만원? 변수는 '악마 에이전트'
이제 FA 시장은 마무리 단계다. 구단들의 그 다음 임무는 내년 시즌 연봉 협상이다.
수십억원, 100억원의 액수가 오가는 FA만큼 관심을 받는 건 아니지만 주요 선수들의 연봉 협상 내용도 팬들에게는 관심사다.
특히 올해 KT 위즈에서 '신데렐라'가 된 괴물 안현민의 연봉이 어디까지 오를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안현민은 현역 취사병으로 병역 의무를 소화한 뒤 지난해 중후반부터 가능성을 보이더니, 올해 초 기회를 잡아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시즌 막판까지 타율, 출루율, 장타율 3관왕을 노렸고 체력 부족과 상대 견제로 조금 처지기는 했지만 타율 3할3푼4리 22홈런 80타점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시즌 후 각종 신인상은 다 휩쓸었고, 골든글러브까지 받았다.
엄청난 가성비였다. 안현민의 올시즌 연봉은 KBO 최저 연봉 3300만원이었다. 과연 안현민의 2026 시즌 연봉은 얼마가 된 것일까.
그런데 의외로 쉬울 수도 있다. 기준점들이 명확히 있기 때문이다. 같은 팀이었던, 하지만 이제는 적이 된 강백호(한화) 사례가 있다. 강백호는 2018년 신인 시즌 타율 2할9푼 29홈런 84타점을 기록하며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KT는 다음해 연봉을 1억2000만원으로 책정했다.
강백호도 기준이 있었다. 그 한 시즌 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소속 이정후가 신인상을 받은 후, 다음 시즌 연봉으로 1억1000만원을 받았었다. KT는 그보다 1000만원을 보태 강백호의 기를 살려준 것이다.
모두 같은 3300만원 출발점이었으니 안현민도 이 정도 수준에서 금액이 결정될 걸로 보인다. 지난해 김도영(KIA)이 1억원에서 5억원으로 수직 상승을 했는데, 이는 기존 연봉을 1억원까지 올려놓은 효과였다. 인상률 400%는 KBO 역대 신기록. 하지만 인상률을 한도 끝도 없이 책정할 수는 없기에 안현민도 강백호와 김도영의 사이에서 타협이 될 가능성이 있다. 강백호의 인상률이 344%였다. 그렇다고 올해 안현민의 활약을 작년 김도영과 비교하기는 무리다.
변수는 에이전트다. 에이전트들은 정해진 등록 선수 기준 내에서 FA 협상이 아닌 연봉 협상에도 직접 들어간다. 안현민은 올 시즌 도중 리코 스포츠 에이전시와 계약을 체결했다. 이예랑 대표는 KBO '악마의 에이전트'로 불리운다. 이번 비시즌만 해도 박찬호(두산) 김현수(KT) 이영하(두산) 김재환(SSG) 등 굵직함을 넘어 '오버페이'들로 평가받는 계약들을 줄줄이 따냈다.
이 대표가 안현민 협상에 직접 들어가겠다는 건 메시지를 주려는 의도가 있다. 안현민 연봉 협상이 최대 인상률 등을 끌어내 자신의 상징성을 알릴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시즌 중 새롭게 모셔운 고객인만큼 심혈을 기울이겠다는 것도 있을 것이다. 올시즌 KT에는 FA나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할 선수가 없어, 리코가 정식 등록한 KT 선수는 안현민이 유일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