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애스턴 빌라의 '미친 12연승' 질주가 선두 아스널 앞에서 멈췄다.
아스널은 31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빌라와의 2025~202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9라운드 홈 경기에서 4대1 신바람 쾌승을 따냈다.
상대의 역대급 연승 행진을 멈추고 4연승을 질주한 아스널은 14승 3무 2패 승점 45로 선두를 공고히했다. 한 경기를 덜 치른 2위 맨시티(승점 40)와의 승점차를 5점으로 벌렸다. 이날 3골차 대승으로 맨시티와의 득실차 갭도 좁혔다. 아스널이 +25골, 맨시티가 +26골이다. 3위 빌라(승점 39)와는 승점 6점, 4위 리버풀(승점 32)과는 13점차다.
최근 '꾸역승이 많다'라는 평가를 받아온 아스널은 선두에 어울리는 압도적인 전력을 지닌 팀이라는 사실을 이날 경기를 통해 입증했다. 점유율은 빌라가 53.2%로 조금 더 높았지만, 슈팅수는 22대10, 상대 박스 안 터치 38대19로 화력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아스널은 후반 3분만에 선제골을 갈랐다. 세트피스에 일가견이 있는 아스널은 또 세트피스로 골을 빚어냈다. 코너킥 상황에서 수비수 가브리엘 마갈량이스가 골문 앞에서 높이 뛰어올라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아스널이 2025년에 기록한 20번째 리그 세트피스 득점이다.
기세를 탄 아스널은 4분 만인 후반 7분, 미드필더 마르틴 수비멘디의 추가골로 격차를 벌렸다. 플레이메이커 마르틴 외데고르가 상대 진영에서 적극적인 압박으로 패스를 차단했다. 그리고는 빌라 수비진의 허를 찌르는 절묘한 침투패스를 찔렀고, 공을 잡은 수비멘디가 달려나온 상대 골키퍼를 피해 침착한 오른발슛으로 골문을 열었다.
빌라는 와르르 무너졌다. 아스널은 후반 24분 레안드로 트로사르, 33분 가브리엘 제주스의 연속골로 순식간에 점수차를 4골로 벌렸다. 장기부상을 털고 최근 복귀한 제주스는 아름다운 감아차기 슈팅으로 시즌 마수걸이골을 터뜨렸다. 트로사르는 올해 팀내 최다 공격포인트(19), 최다골(10), 최다 어시스트(9)를 기록하며 명실상부한 '에이스'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후반 추가시간 4분 올리 왓킨스의 추격골은 경기 결과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아스널은 에베레치 에제, 가브리엘 마르티넬리, 카이 하베르츠 등 벤치에 앉은 공격 자원을 아끼고도 4대1 대승을 거머쥐었다.
'전임' 우나이 에메리 빌라 감독과의 지략대결에서 완승을 따낸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은 "매우, 매우 기쁘다. 정말 만족스러운 승리다. 준비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 경기 간격도 짧았다. 11연승을 달리는 팀을 상대로 승리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선수들이 공로를 인정받아야 한다. 투지, 지배력, 더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 팀 정신은 정말 대단했다"라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아스널은 크리스마스에 이어 새해도 리그 선두 위치에서 맞이하게 됐다. 무패 우승한 2004년 이후 22년만의 우승에 어느 때보다 가까이 다가섰다. 아스널, 맨시티, 빌라의 3파전 양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 4월18일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맨시티와의 맞대결은 사실상 승점 6이 걸린 '우승 결정전'이 될 전망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