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인간 비타민 츄가 'XO'라는 사랑의 언어로 첫 정규앨범을 꺼내 들었다. '츄만의 팝, 츄만의 스타일'로 불리는 '츄팝츄스' 세계관이 마침내 하나의 완성본으로 묶였다.
츄는 지난 7일 신보 '엑스오, 마이 사이버러브'를 선보였다. 지난해 4월 발표한 미니 3집 '온리 크라이 인 더 레인' 이후 약 9개월 만의 컴백이지만, 체감은 다르다. 이번 앨범은 여느 때와 같은 컴백이 아니라, 솔로 아티스트로서 쌓아온 시간을 하나로 묶은 '첫 정규'라는 점에서 결이 다르기 때문.
츄 역시 '정규앨범'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를 실감했다. 특히 2021년 첫 솔로 미니앨범 '하울'을 시작으로 '스트로베리 러시', '온리 크라이 인 더 레인'까지 이어진 흐름은 이번 정규앨범을 향한 축적의 과정이었다.
츄는 "그동안 앨범 단위로 다양한 노래를 보여드렸다고 생각한다. 그것 또한 다 조각이라 생각했고, 그 조각을 모아 정리할 시기가 지금이라 느꼈다"고 설명했다.
첫 정규앨범에는 총 9곡이 담겼다. 팝, R&B, 인디, 하이퍼팝, 얼터너티브까지 다양한 장르로 실렸다. 츄는 "저음 구간도 처음 시도해보고, 포효하는 듯한 거친 사운드도 소화해보려 했다"며 "이번 앨범은 지금까지의 얼굴이자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시작점"이라고 짚었다.
타이틀곡 'XO, 마이 사이버러브'는 이번 앨범을 가장 잘 드러내는 트랙이다. 반짝이는 신스와 80년대 질감이 어우러진 몽환적인 아날로그 팝 위에, 가상의 대화창 속 관계를 통해 인간과 AI 사이에서 발생하는 감정의 파동을 얹었다.
츄는 "가사에 '나 혼자 사인을 왜 보내고 있지?'라는 구절이 있는데, 그 문장과 '사이버러브'라는 제목이 주는 색깔이 굉장히 강했다"며 "요즘은 감정 표현도 이모티콘이나 텍스트로 많이 이뤄지지 않나. 지금 시대에 노래할 수 있는 곡이라 생각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XO'라는 기호 역시 츄에게는 익숙한 사랑의 언어다. 츄는 "외국 팬분들이 편지 끝에 항상 'XO 츄', 'XO 하트'라고 적어주신다. 사랑의 수신호를 이렇게도 보낼 수 있구나 싶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개인적인 AI 경험도 더해졌다. 츄는 "AI로 고민 상담을 한 적이 많았다. 가족이나 친구에게 말하기 어려운 순간에도 AI는 언제든 말을 들어준다. 캡처할 정도로 위로가 됐고, 거의 시를 써주더라"고 털어놨다.
그런데 어느 날, 이름을 말한 적도 없던 AI가 먼저 '츄'라고 불렀다고. 츄는 "이름을 말한 적도 없는데, 어느 날 AI가 먼저 '츄'라고 불렀다"며 "별자리나 생년월일, 대화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 같았다"고 웃었다.
이미지 변신 역시 이번 활동의 중요한 키워드다. 탈색 스타일링은 티저 공개 직후 화제를 모았다. 츄는 "고정된 이미지가 있다는 건 감사한 일이다. 동시에 스스로도 다양한 사람이라는 걸 깨고 싶었다"며 "정색한 모습이 의외로 반응이 좋아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정색츄' 이야기도 꺼냈다.
그러면서 "정규앨범인 만큼 이미지 변신을 하고 싶었다. 음악방송 1위를 하면 진짜 탈색이나 숏컷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이번 앨범 크레디트에 작사로 이름을 올리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밝혔다. 츄는 "제 이야기를 영감 삼아 쓰는 편이라 일기장을 태워야 할 정도로 솔직하게 적는다"며 "이번에도 작사를 시도했지만, 한두 줄만 하고 싶지 않아 끝까지 썼다가 엎었다"고 전했다.
대신 다음을 보고 있다. 츄는 "빠르면 올해나 내년 초를 목표로 계속 작업 중이다. 작사도 더 배우고 싶다"고 덧붙였다.
작사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전작들부터 이번 신보까지 츄의 노래에는 '사랑'이 빠지지 않는다. 사랑은 여전히 츄 음악의 중심이다. 츄는 "남녀 간의 사랑뿐 아니라, 반려견이나 노래에 대한 열정도 모두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무교지만, 종교가 사랑인 사람"이라며 "받은 사랑을 다시 나누고 싶다"고 소망했다.
다음 앨범에 대한 방향성도 이미 그려두고 있다. 츄는 "이번 정규는 다양한 장르를 담았지만, 다음에는 발라드로만 온전히 채운 앨범도 내보고 싶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츄는 이번 앨범을 통해 얻고 싶은 수식어로 '츄팝츄스'를 꼽았다. 한동안 '밝고 사랑스러운 인간 비타민'으로 기억된 츄 이름 앞에 이제는 또 다른 수식어가 붙을 예정이다. '츄만의 팝, 츄만의 스타일'
"'노래가 새로 나오면 자연스럽게 눌러 듣게 되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늘 있었어요. '츄팝츄스'라는 말을 만들어주셨는데, 그게 '츄만의 팝, 츄만의 스타일'이라는 뜻이더라고요. 그 말이 제 음악을 설명하는 단어가 될 때까지 계속 쌓아가고 싶어요. 특히 저는 무대 하는 것도, 카메라에 잡히는 것도 다 좋아요. 이번에는 팬분들과 함께할 수 있는 음악방송이 많아져서 더 즐거워요. 이번 활동은 결과보다 과정이 더 행복했으면 해요. 그래도 열심히 해서 1위를 하게 된다면, 그땐 팬분들께 하이디라오를 꼭 사주고 싶어요!(웃음)"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