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솔직히 처음에 KIA에 있다가 두산 갔을 때, KIA 만나면 진짜 잘하고 싶었다."
2020년 여름. KIA 타이거즈의 만년 유망주였던 우완 홍건희는 두산 베어스로 트레이드됐다. 양 팀이 카드를 맞추는 과정에서 대형 트레이드도 될 수 있었지만, 협의 끝에 홍건희와 내야수 류지혁(현 삼성 라이온즈)의 1대 1 트레이드로 정리됐다.
두산 이적 후 드디어 홍건희의 야구 인생에 꽃이 피기 시작했다. 필승조로 바로 안착하면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312경기, 16승, 50홀드, 53세이브, 326이닝,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는 아쉬움이 컸다. 20경기, 2승1패, 16이닝, 평균자책점 6.19에 그쳤다. 시즌 초반 팔꿈치 부상의 여파였다. 시즌 중반 복귀 이후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이전 시즌들과 비교해 아쉬운 한 해를 보냈던 것은 사실이다.
홍건희는 2024년 시즌을 앞두고 두산과 2+2년 총액 24억5000만원에 FA 계약을 한 상태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2년 15억원 옵션이 남아 있었는데, 실행하지 않고 옵트아웃을 신청했다. 조금 더 긴 기간이 보장된 계약을 원했다.
몸 상태에 자신이 있어 시장에 나왔지만, 생각보다 영입전이 펼쳐지지 않았다. 스프링캠프 직전 불펜 보강이 필요했던 KIA가 손을 뻗었다. 1년 7억원 조건. 기간 욕심을 버리고 한번 더 증명하는 쪽을 택한 것.
심재학 KIA 단장은 일본 아마미오시마 스프링캠프에서 홍건희를 지켜본 뒤 흡족해했다. 몸 상태가 최상이라는 것. KIA 관계자들은 홍건희가 충분히 필승조의 몫을 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동걸 KIA 투수코치는 "작년에 두산에서 우리 상대로 경기하는 것을 봤을 때 구위에 전혀 문제가 없었던 것을 확인했다. 홍건희가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한다면, 본인의 퍼포먼스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힘을 실어줬다.
홍건희는 "6년 정도 나가 있다가 다시 (KIA에) 왔는데, 감회도 새롭고 설레기도 한다. 어느 팀을 갔어도 똑같았겠지만, 잘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우선 건강한 몸 상태로 시즌을 맞이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몸 상태와 관련해서는 "팔꿈치 부상 이슈가 있었지만, 내 몸 상태는 내가 제일 잘 안다. 충분히 더 할 수 있었고, 그렇게 심한 부상도 아니었다고 생각하는데 생각 외로 이슈가 돼서 많이 속상하더라. 지금은 지난 일이고, 야구장에서 이제 실력으로 증명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구위도 여전히 자신 있다.
홍건희는 "지난해는 처음에 부상 때문에 부침이 있어서 바로 좋은 모습이 나오지 않았지만, 시즌 후반에 가면 갈수록 볼 스피드도 올라오고 몸 상태도 많이 좋았다. 아무리 베테랑이라고 하지만, 경기를 잘 못 나가다 보니까 페이스를 찾기 힘들기도 했다. 몸 상태는 충분히 좋았고, 자신도 있어서 한번 더 도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시장에 나왔던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트레이드 이후 KIA만 만나면 힘이 잔뜩 들어갔던 홍건희. 이제 다시 KIA를 위해 전력 투구할 각오가 됐다.
홍건희는 "처음 두산에 갔을 때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정말 잘하고 싶었다. 다른 감정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내가 있던 팀과 만났을 때 부진하면 스스로 타격이 클 것 같았다. 그래서 처음 KIA 만났을 때는 힘도 많이 들어가고 그랬다. 팀을 떠나면 누구나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으니까"라고 밝혔다.
올해 마운드에서 증명한 뒤 KIA와 다년 계약을 하는 게 최우선 목표다.
홍건희는 "다른 팀으로 옮기는 것보다는 KIA와 계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솔직하게 각오를 다졌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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