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일본)=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주절주절 변명은 필요 없었다. 결과로 보여주겠다고 했다. 롯데 자이언츠 구원투수 정철원은 김태형 감독에게 "죄송합니다. 다음부터 더 잘하겠습니다"라며 짧고 굵게 약속했다.
정철원은 2차 스프링캠프 첫 실전 등판서 김태형 감독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정철원은 1일 일본 미야자키 미야코노조 경기장에서 치른 지바 롯데 1군과 구춘리그 경기에 구원 출격했다. 4-2로 앞선 9회말 세이브 상황이었다. 정철원은 볼넷 안타를 허용했다. 1사 2루에 책임주자를 두고 즉각 교체됐다. 윤성빈이 마운드를 이어받았다. 롯데는 4대3으로 승리했지만 필승조 정철원이 부진해 우려를 키웠다.
정철원은 "몸 상태는 너무 괜찮았다. 어제(1일)는 긴장을 많이 했다. 공이 하나 빠지구 두개 빠지고 하면서 갑자기 주변 소음이 다 들렸다. 관중 탄식 소리, 지바 롯데 쪽에서 일본어로 떠드는 소리, 그리고 중계 캐스터 해설하는 소리 등이 다 들렸다"고 돌아봤다.
기술적인 문제도 컸다. 연습경기라서 볼판정을 심판원이 했다. 정철원은 "변명일 수도 있는데 투수들끼리 이야기 해보면 ABS 존과 다르긴 하다. 스트라이크 같은데 안 잡히는 것들이 있다. 그래서 2B에서 3B도 되고 볼넷까지 나오는 것 같다. 이런 점은 보시는 분들께서 고려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물론 김태형 감독에게 이렇게 구구절절 늘어놓을 수는 없었다.
정철원은 "감독님께는 그렇게 말 안한다"며 웃었다.
정철원은 "저희 감독님은 그런 주절주절한 이야기를 별로 안 좋아하신다. 그냥 죄송합니다, 다음부터 더 잘하겠습니다 하면 된다"고 밝혔다.
김태형 감독은 두산 시절부터 은사다.
정철원은 "어떻게 보면 아버지라고 표현할 정도로 저를 굉장히 아껴주시는 은인이시다. 저한테 거시는 기대가 많이 크다는 것을 잘 안다. 지금 일본에서 하는 경기도 중요하고 시범경기도 중요하지만 저는 결국 개막전 부터 끝날 때까지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내가 보여줘야 하는 시기는 정규시즌 144경기라 생각하면서 마인드 컨트롤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개막 이후 증명하면 그만이다.
정철원은 "주절주절 변명할 것 없다. 못하면 2군 가면 된다. 제가 거의 9년차인데 4년을 2군에 있어 봤다. 2군에서 다시 준비해서 1군 올라와서 또 좋은 모습 보여드리면 된다. 감독님도 그런 주절주절한 이야기 들으려고 저를 부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죄송하다, 긴장한 것 같다, 다음부터 잘하겠다 이렇게 말씀을 드렸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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