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시도는 매우 구체적이다. 긴축정책의 핑계로 육성을 내세우는 경우도 많다. 롯데는 공허하게 '키워 쓰겠다'는 말만 외치지 않았다. 미국과 일본에 직접 선수 지도자 프런트를 파견해 시스템을 배워 오도록 했다. 올해 1월에는 투수 전문 기관 미국 트레드 애슬레틱에 김상진 코치와 박진 이진하를 보냈다. 일본 에이젝 과학연구소에 이민석 최충연 김영준을 위탁했다. 한동희 손성빈은 일본 츠쿠바 대학에서 타격 연수를 받았다. 자매 구단 지바 롯데와는 꾸준히 교류하면서 2024년 마무리캠프부터 선수를 참가시켰다. 2024년에 정현수 이민석이 다녀와 핵심 불펜과 5선발 후보로 성장했다. 2025년에는 전민재 한태양이 수혜를 누렸다.
한동희는 "컨디셔닝 프로그램도 그렇고 유연성이나 내가 약했던 부분들, 예를 들면 힙을 사용하는 운동이라든지 새로 배우면서 많은 도움을 얻었다"고 만족해 했다.
롯데는 이들이 당장 눈에 띄는 성취를 이룰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시스템을 확립하고 데이터를 누적해 구단 자체가 내실을 다지기 시작했다는 점에 의의가 크다. 박준혁 롯데 단장은 "최근 메이저리그나 일본 야구가 우리나라에 비해 비약적으로 발전한 추세다. 우리 리그에서 분명히 놓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선수도 가지만 항상 코치와 프런트가 함께 간다. 그런 노하우들이 우리 구단 안에 남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성과를 거둔 프로그램이라고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는 뜻이다. 지도자가 이를 명확하게 인지하고 선수별 맞춤 처방전을 내려야 효율적이다. 김상진 코치는 "일본은 주로 언제 힘을 써야 하는지, 밸런스를 어떻게 가져가야 일정한 투구를 할 수 있는지에 포커스를 맞췄다. 미국은 제구력 유지를 위한 자세와 풀타임을 버티는 체력, 그 체력을 기르는 접근법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외부 수혈만으로는 지속적인 강팀 반열에 오르기 어렵다. 2020년대 최강팀 LG도 FA 김현수 박해민 박동원 등을 영입했지만 홍창기 문보경 신민재 등 국가대표급 타자들을 직접 육성했다. 지난해 암흑기를 청산한 한화 역시 문동주 김서현 정우주 문현빈 등 '자체 생산' 스타들이 큰 역할을 해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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