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적으로는 경찰의 일이 아니잖아요. 어떻게 강제수사까지 해요."
20년차 경찰 A씨는 행방이 묘연한 '감치' 대상자를 찾는 일에 대해 "뾰족한 수가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위치 추적이나 체포 같은 강제조치가 가능하지도 않고 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감치는 재판장 명령으로 구치소에 가두는 조치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변호인인 권우현 변호사가 지난해 11월 재판에서 소란을 피워 감치 15일을 명령받았다. 그 다음달 감치 5일이 추가됐으나 끝내 구금되지 않았다. 집행 기한 3개월이 끝나는 지난 5일 0시까지 소재가 파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권 변호사는 업무 탓에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을 뿐 잠적한 바가 없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단지 법정 밖에 있다는 이유로 '소재 불명' 처리가 된 셈이다. 사법부의 명령이 너무 쉽게 휴짓조각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원조직법상 재판장의 감치 명령을 집행하는 주체는 법원 직원과 교도관, 경찰관이다. 법원 직원은 활동 반경이 법원 청사로 한정되고, 교도관 역시 피고인 호송 등 업무로 청사에 있을 때만 일을 맡는다는 게 법원과 법무부 교정본부의 설명이다.
결국 권 변호사처럼 대상자가 법정 밖으로 나가 소재가 묘연해지면 집행은 고스란히 경찰 몫이 되는데,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경찰이 이를 '권한 없는 가욋일'로 여겨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
경찰은 수배자를 추적할 때 통신 기지국 조회 등 강제 수단을 동원한다. 하지만 감치는 범죄 수사가 아닌 '행정 제재' 성격이 강해 강제력을 행사하기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경찰청이 2020년 발주한 연구 용역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나온다. 연구책임자인 김원중 청주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관 직무집행법에 감치 관련 조항이 없고, 강제 수단을 썼다간 재량권 남용 등 책임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법정에서 일어난 일인 만큼 법원이나 법무부가 전담하는 게 옳다"고 지적했다.
법원 역시 불만이다. 경찰의 소극적인 태도로 사법부의 권위가 훼손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인식이다. 한 부장판사는 "경찰이 곧장 집행해주길 바라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차라리 법원 내부에 집행을 전담할 기관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대법원 사법정책연구원도 2023년 보고서를 통해 '법원 경찰대' 설립이나 경찰과의 소통 조직 신설 등을 해결책으로 제시한 바 있다.
기관 간 '핑퐁 게임'이 이어지고 있지만 업무 범위를 조정할 입법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최근 국회에 감치 관련 법안들이 발의되긴 했으나, 처벌 수위를 높이거나 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에 그쳐 근본적인 대안이 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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