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저답지 않았어요."
엄상백(30·한화 이글스)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FA로 KT 위즈에서 한화 이글스로 이적했다. 4년 총액 78억원의 대형 계약. 그러나 28경기 등판해 2승7패 평균자책점 6.58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한화가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친 가운데 엄상백은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포함됐다. 그러나 ⅔이닝 1안타(1홈런) 1볼넷 2실점으로 부진했고, 결국 한국시리즈 엔트리 제외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안게 됐다.
절치부심하며 시즌을 준비했다. 15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시범경기에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엄상백은 3이닝을 2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아냈다. 최고 구속은 148㎞가 나왔고, 체인지업(14개) 커브(5개)를 구사했다.
경기를 마친 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잘 던졌다"고 박수를 보냈다.
엄상백은 최근 좋아진 비결로 "코치님과 팔각도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했다. 평소에 조금 막히는 부분이 있었는데 코치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조정을 하니 좋은 결과가 나오는 거 같다. 또 잡생각도 많이 없어졌다"라며 "좋은 결과가 있으니 다음 경기도 잘 던질 거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좋은 영향력이 있는 거 같다"고 했다.
그동안의 마음고생도 털어놓았다. 엄상백은 "원래 성격이 그냥 하자는 생각이었다. 팀을 처음 옮기다보니까 많은 시선이 있었을 거고 그걸 더 과하게 느꼈던 거 같다. 굳이 안 그래도 되는데 더 잘하려고 하고, 안 맞으려고 했다. 원래 그런 선수가 아닌데 볼넷 안 주려고 하다가 더 볼넷을 주고 안 좋은 상황이 거듭됐다. 올해는 상담도 많이 받으면서 이제 다시 나다운 모습이 더 있을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된 순간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내가 가장 안 좋았다. 내가 좋으면 들어갈 것이고 안 좋으면 빠지는 거다. 야구판이 원래 그런거다. 한국시리즈에 빠졌을 때 인정했다"라며 "많이 응원했다. 당연히 내가 더 잘했으면 1등을 했을수도 있다. 모든게 복합적으로 있고, 아직 기간을 길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 보이겠다"라며 이야기했다.
비시즌 고영표 등과 제주도에서 몸을 만든 것 역시 올 시즌 활약을 위한 다짐이었다. 엄상백은 "원래 미니캠프 같은 걸 잘 안 간다. 제주도에 가서 몸 잘 만들었고, 일찍 몸을 만들며 준비했다"고 말했다.
시범경기에 시작이 좋았지만, 자만은 경계했다. 엄상백은 "시범경기는 시범경기고 타자들도 감을 잡는 시기다. 그래도 오늘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작년처럼 못할 수도 있고 잘할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 부끄러운 사람이 되기는 싫더라. 작년에 많이 부끄러웠고, 올해는 부끄럽지 않은 나였으면 좋겠다"라며 "항상 개인 목표를 수치화하지는 않는다. 최대한 한화가 꾸준하게 가을야구에 갈 수 있는 팀이 됐으면 좋겠다. 또 그 중심에 있으면 좋겠다. 후회없는 모습을 오래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전=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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