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베네수엘라와의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전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일본이다.
이런 가운데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를 상대로 선두 타자 홈런을 쏘아 올린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챈트가 화제가 되고 있다. 일본 스포츠지 스포츠닛폰은 16일 미국 디애슬레틱을 인용해 아쿠냐 주니어가 홈런을 친 뒤 더그아웃으로 돌아와 포효하는 영상이 확산되고 있다며 관련 소식을 전했다.
영상에서 아쿠냐 주니어는 동료들와 홈런 세리머니 및 하이파이브를 마친 뒤 자신의 가슴을 두드리며 "내가 스시를 먹었어! 스시를 먹었다구!"라고 외치는 장면이 담겨 있다. 이에 대해 스포츠닛폰은 '이 영상을 두고 (아쿠냐 주니어의 챈트가) 과연 적절했는가라는 논의도 있다'며 '어디까지나 가벼운 농담이라는 목소리도 있지만, 인종적으로 무신경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고 적었다.
이번 WBC에서 우승을 목표로 내건 일본은 8강전 전까지 낙승을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베네수엘라의 전력이 우승 후보인 미국, 도미니카공화국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판단이 우세했다. 그러나 결과는 패배. 선발 야마모토가 마운드를 내려간 뒤 불펜이 무너졌다. 특히 지난해 사와무라상 수상자인 이토 히로미(니혼햄 파이터스)이 역전패 빌미를 제공한 게 뼈아팠다.
스포츠에서의 인종차별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의도성 있는 악의적 행위도 있지만, 자국 문화에 기인한 농담성 행위도 비일비재하다. 이를 바라보는 상대는 인종차별을 주장하지만, 당사자는 이를 부인하는 풍경도 낯설지 않다.
아쿠냐 주니어의 행동은 팀에 귀중한 선제점을 안겨준 자신의 홈런에 아드레날린을 분출하는 모습으로 해석할 만해 보인다. 하지만 베네수엘라에 덜미를 잡힌 일본 입장에선 마냥 웃어 넘기긴 어려운 장면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디애슬레틱은 '본선 1라운드 최종전이 끝난 뒤 도미니카공화국 관중석에선 아레파(Arepa)를 태워먹었다는 챈트가 나왔다'고 전했다. 아레파는 옥수수 가루로 만드는 일종의 빵으로, 베네수엘라 등 남미 지역에서 주식으로 먹는 음식이다. 디애슬레틱은 '베네수엘라가 4강전에서 이탈리아에 이긴다면 아마도 피자, 스파게티를 먹고 에스프레소까지 마셨다는 챈트가 나올지도 모르겠다'고 촌평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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