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상암에 울려퍼진 "김기동, 김기동"…3205일만에 전북 꺾고 여론 완전히 돌린 '이달의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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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지긋지긋한 전북 현대 징크스를 끊고 독주 체제를 구축한 FC서울의 김기동 감독이 이날 승리가 향후 선두 레이스를 펼치는데 엄청나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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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11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6' 7라운드 홈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95분 클리말라의 '극장 결승골'에 힘입어 1대0 승리했다. 올 시즌 개막 후 6경기 전 경기 무패(5승 1무)를 질주한 서울은 승점 16으로 2위 전북(승점 11·3승2무2패)를 승점 5점차로 따돌리고 선두를 공고히했다.

김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경기를 주도하고 많이 성장한 모습을 보면서 0대0으로 끝나도 칭찬했을 것"이라며 "끝까지 이겨야 한다는 집념이 만들어낸 승리다. 9년만의 승리에 대한 팬들의 염원이 선수들에게 전달된 게 아닌가 싶다. 큰 팀, 우승팀을 잡고 한 단계 성장한 것 같다. 앞으로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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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이날 승리로 전북 징크스도 끊었다. 2017년 7월 2일 홈에서 전북에 마지막으로 2대1로 승리한 뒤 3205일만이다. 그 사이 13경기 연속 무승(2무 11패)을 기록했다. 김 감독은 "서울 사령탑으로 부임하고 많은 징크스가 있었다. 전북전 홈 무승 징크스가 마지막 징크스라고 하더라. 징크스를 깨야 한다는 생각보단 한 경기, 한 경기 집중하고 철저히 준비를 한 게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서울은 전반 중반까지 경기를 주도했지만, 이후 상대 압박에 흔들리기 시작했다. 빌드업 과정에서 패스가 뚝뚝 끊겼고, 위험지역에서 거듭 반칙을 허용했다. 김 감독은 "20분까진 경기를 주도하고 잘 했지만, 20분이 지나고 압박을 풀어나오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다. 상대 압박이 강한 것은 아니었지만, 선수들이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포지션 자체가 안 좋아서 패스할 곳도 찾지 못했다. 하프타임엔 상대를 어떻게 끌어내고, 어떻게 풀어내야 하는지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했다. (하프타임에)손정범을 투입해 상대를 압박하면서 원활하게 경기를 풀어갔다고 생각한다"라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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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력이 승부를 갈랐다. 서울은 지난 라운드 안양전에선 막판 흔들리면서 동점골을 내줘 1대1로 비긴 바 있다. 하지만 이날은 후반 추가시간까지 상대의 공세를 견뎌냈고, 후반 추가시간 5분 마지막 공격 상황에서 극장골을 넣으며 귀중한 승점 3점을 따냈다. 김 감독은 "안양전을 마치고도 그랬고, 어제 미팅 때도 그랬고, 오늘 경기를 앞두고도 강조한 건 '축구는 90분 경기이고, 90분 동안 냉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흥분하지 말고 끝까지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하자고 했다. 선수들이 안양전에서 많은 교훈을 얻었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서울은 역습 상황에서 수비수 야잔이 거침없이 상대 진영까지 오버래핑을 한 후 골문 앞 클리말라에게 크로스를 찔러 극장골을 빚어냈다. 지난해 여름 합류한 클리말라는 큰 부상을 당해 단 2경기를 뛰고 시즌아웃됐고, 야잔은 시즌 전 재계약을 미루다 막판에야 계약서에 서명했다. 김 감독은 "클리말라는 동계훈련 때 굉장히 열심히했다. 바뀐 전술이 자기에게 잘 맞을 거라고 생각한 것 같다. 외국인 선수와 주장 김진수는 분석관 실에 모여 영상을 보며 토론을 많이 했다. 야잔은 오해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것 같다. 팀에 다시 합류를 했고, 지금은 경기 감각이 많이 올라왔다. 두 선수에게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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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말라는 "나를 믿어준 분들에게 보답을 하고 싶었다. 6개월 이상 뛰지 않은 선수를 초반부터 투입하는게 쉽지 않을거다. 그래서 감독님을 위해 어떻게 내가 도움이 될지를 고민했다. 올 시즌엔 득점왕도 좋지만, 나를 믿어주는 감독님, 스카우트 실장님, 코치진, 선수,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뛰는 것도 있다"라고 말했다.

경기 전 2~3월 이달의 감독상을 수상하는 김 감독을 향해 홈 관중은 "김기동"을 연신 외쳤다. 경기 후에도 김기동 감독의 이름이 경기장에 울려퍼졌다. 김 감독은 "감독이란 자리는 팬들 바라보는 방향성에서 결과물을 내야 한다. 이 자리에서 청산유수처럼 말을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결과물을 내야 한다. 그건 감독이 안고가야 하는 숙명"이라며 "서울에 와서 지난 2년간 안 좋은 분위기를 겪으면 저 또한 성장했다. 팬들도 마음에 그런 게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올시즌 초반 좋은 결과물을 내면서 팬들도 좋아하는 것 같다. 이런 분위기를 이어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지난 두 시즌과 비교해 올해 달라진 점에 대해선 "서울은 83년도에 창단해 역사와 전통을 지닌 구단이다. 그 사이 많은 선수가 오갔고, 그때 만들어진 문화가 정통성으로 이어졌다. 그 전에는 슈퍼스타가 정체성을 만들어가고 다른 선수들이 따라가는 형태였다면, 지금은 모든 선수가 정체성을 같이 만들어가는 팀이 됐다. 앞으로 저도 계속 고민을 하면서 팀을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상암=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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