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야수가 날려라' 끝내 응답받지 못한 새내기 투혼, 독만 되고 말았다

26일 고척 키움전 3회 송지후의 파울타구에 몸을 던지는 장찬희. 출처=KBSN 중계화면
26일 고척 키움전 3회 송지후의 파울타구에 몸을 던진 뒤 쓰러진 장찬희. 출처=KBSN 중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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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새내기 장찬희의 투혼도 팀의 연패를 끊지 못했다. 타자들이 끝내 응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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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찬희는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 데뷔 첫 선발 등판을 했다.

결과는 훌륭했다. 3이닝 동안 예정된 60구 이내인 59구를 던지며 3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최고 147㎞ 패스트볼 공끝에는 힘이 있었고, 슬라이더와 포크볼도 예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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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결과는 패전투수. 타선이 단 한점도 내지 못한 채 12개의 잔루를 남기며 0대2로 영봉패 하고 말았다. 이날 패배로 삼성은 19일 이후 7연패에 빠졌다.

2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키움전. 삼성 선발투수 장찬희가 투구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6.4.26/

경기 중 안타까운 장면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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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동기생 키움 박준현과 0-0 팽팽한 루키 선발 맞대결을 펼치던 3회말.

장찬희는 선수타자 박수종을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며 탈삼진 4개 포함, 7타자 연속 범타 행진으로 순항하고 있었다. 타석에는 8번타자 송지후. 4구째 빗맞은 파울타구가 1루 라인선상 중간 바깥쪽으로 얕게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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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핀을 먹고 무겁게 떠오른 타구. 순간 포수 김도환은 타구 방향을 놓쳤다. 주자 없는 상황 속 1루수 디아즈는 1루 뒤쪽에서 수비하고 있어 살짝 거리가 멀었다.

포수를 향해 손으로 뜬공임을 알려준 장찬희는 포수가 타구 방향을 잃고 움직이지 못하자 조금 늦게 직접 달리기 시작했다. 온 몸을 날려 글러브에 공이 닿았지만 달려오는 탄성에 공은 글러브를 맞고 튀어나가고 말았다.

아웃카운트 하나, 더 나아가 이날 경기 승리, 한 걸음 더 나아가 연패를 끊고 팀 분위기를 바꿔보려던 새내기의 온 몸 투혼이었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아찔한 장면이었다. 야구에서 투수는 절대 보호대상이다. 제5의 내야수지만, 무리한 수비는 절대 권하지 않는다. 마운드 쪽으로 공이 떠도 투수는 몸을 피하고 1루수나 3루수가 달려와 잡는 이유다.

2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키움전. 삼성 선발투수 장찬희가 투구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6.4.26/

한화 외인 화이트는 1루 커버를 하는 과정에서 다리를 찢다가 허벅지 부상으로 이탈하며 한화 선발 마운드에 큰 부담을 안겼다.

중계진 역시 "이 장면이 팀을 깨울 수 있다"면서도 "투혼을 얘기 안할 수는 없지만 한편으로는 자제했으면 좋겠다"며 고척의 딱딱한 그라운드를 이유로 부상 우려를 지우지 못했다.

다행히 부상은 없었지만 아찔했던 장면. 하지만 몸을 날린 후유증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었다.

전력질주 후 슬라이딩 과정에서 몸에 충격이 가해지면서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호흡과 밸런스가 미세하게 흐트러졌다.

아니나 다를까 7타자 퍼펙트 행진을 펼치던 장찬희는 8.9번 송지후와 오선진에게 연속 2루타를 허용하며 곧바로 결승점이 된 첫 실점을 하고 말았다. 이날 장찬희를 패전투수로 만든 유일한 실점이었다.

생애 첫 선발 등판한 새내기의 온 몸을 던진 투혼. 끝내 응답받지 못했다.

타자 선배들은 부지런히 찬스를 만들었지만 번번이 해결하지 못하면서 끝내 막내를 패전투수로 몰아넣으며 7연패로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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