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내가 항상 (이)의리한테 하는 이야기예요. KIA 타이거즈 멱살 잡고 끌고 가야 될 선수라고."
KIA 타이거즈 이동걸 투수코치는 이의리와 면담을 진행했다. 이의리가 5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에서 1⅔이닝 2안타(1홈런) 5볼넷 1사구 3삼진 5실점에 그친 뒤였다.
이 코치는 "왜 같은 문제점이 일어나고 있는지, 본인이 마운드에서 어떤 마음가짐과 생각을 갖고 있고 무엇이 가장 어려운 것인지 들어주려고 했다. 또 어떻게 우리가 방법을 찾아낼 것인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이의리가 강판되고 불펜 투수들이 남은 7⅓이닝을 십시일반으로 막은 덕분에 12대7로 이겼으나 이범호 KIA 감독은 마냥 웃을 수 없었다.
이 감독은 "의리가 뛰어넘어야 하는 한계점이 있다. 그 한계점을 넘어야 좋은 투수가 된다. 넘어가지 못한다고 하면 다른 방안들도 생각해 봐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아직 일요일(10일) 로테이션까지 던져야 할 것 같고, (김)태형이가 타구에 맞아 종아리에 별문제는 없지만 다음 선발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일요일에 의리랑 태형이를 같이 붙이고, 의기라 안 좋을 때는 다른 방안을 생각할 시점이 왔다. 본인도 알고 있을 것이다. 더 활약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하게 이야기했다.
이의리의 가장 큰 문제는 역시나 4사구다. 2021년 1차지명으로 KIA에 입단했을 때부터 안고 있는 불안 요소다. 지금과 같은 제구로는 시속 153㎞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왼손 파이어볼러의 강점을 전혀 살릴 수가 없다.
이의리의 올 시즌 9이닝당 볼넷 수는 8.17에 이른다. 9이닝당 삼진 수는 9.95개다. 모 아니면 도다.
이의리는 2024년 팔꿈치 수술을 받고 복귀한 뒤로 더 길을 잃은 듯하다. 지난해 후반기 복귀해 10경기에서 39⅔이닝, 평균자책점 7.94를 기록했다. 올해 성적은 7경기, 25⅓이닝, 평균자책점 8.53이다. 겨우내 반등을 위해 노력했던 것들이 마운드에서 나오지 않아 답답한 상황이다.
이 코치는 "아무래도 예민한 경향이 있는 선수다 보니까 마운드에서 볼이 들어가기 시작했을 때 경기를 풀어나가야 하는 상황을 구분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그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 선수랑 서로 고민하면서 어떻게 다시 준비 기간에 회복해서 나갈 수 있을지 이야기를 나눴는데, 본인이 그런 문제(제구 난조)를 가장 힘들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코치는 이어 "우선 스트라이크가 들어갈 수 있는 공과 없는 공을 구분하자고 했다. 카운트를 잡을 변화구와 결정구에 대한 구분을 하자고 했다. 모든 상황을 억제할 수는 없다. 볼넷을 안 줘야 되는 게 맞고, 안타를 안 맞아야 되는 게 맞는데 모든 상황을 마운드에서 다 억제하려고 하고 볼넷에 두려움을 갖기 시작하면 마운드에서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엄청 줄어든다. 1볼이 됐다고 변화구를 선택 못하면 직구로 2볼이 되면 당연히 타자가 직구를 기다리니까. 결국은 선택지를 늘리기 위해서는 본인이 스스로 선택지를 좁히는 행동들을 줄여야 한다. 조금 더 과감한 용기가 필요하고, 본인도 알고 있다. 마운드 내려오면서도 그 문제를 아쉬워했다"고 덧붙였다.
이의리의 구위를 의심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이 감독은 개막하고 이의리가 더 불안정할 때도 "구위는 1선발보다 좋다"고 했다. 그래서 마운드에서 스스로 무너지는 게 더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 코치는 "본인이 가진 능력이 정말 좋다. 연습할 때 의리는 사실 완벽하다. 어떤 코치, 어떤 선수가 봐도 완벽하다고 한다. 결국 마운드 위에 올라갔을 때 자신의 의지대로 되지 않는 공이 나왔을 때 그 순간 대처하는 방법에서 실수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아무리 좋은 얘기를 해주고 환경을 만들어 줘도 결국 본인이 이겨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자꾸 '이겨내야 돼' 하고 말 게 아니라, 이 상황을 박차고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을 의리가 알고 있어야 한다. 잘할 수 있다고 용기를 불어넣는 것만이 아니라 본인이 가진 능력과 할 수 있는 방법들을 먼저 알고 나서 그 방법을 믿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했다.
KIA는 현재 국내 선발진이 풍부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개막을 앞두고 전문가들이 하위권으로 분류한 결정적 이유다. 확실한 5선발이 없는 상황에서 이의리와 양현종이 어떻게든 중심을 잡아야 한다. 일찍 2군에서 재정비할 시간을 줬던 마무리투수 정해영과 달리 이의리에게 머리를 식힐 충분한 시간을 줄 수 없는 것도 이런 사정 때문이다.
이 코치는 "의리한테 항상 하는 이야기인데, KIA 타이거즈 멱살을 잡고 끌고 가야 될 선수다. 최근 팔꿈치 수술 이후 계속 부진이 반복되고 있었고, 사실 5일 경기 전까지는 3경기 연속 5이닝을 끌어줬다. 경기하는 방식에 대해서 많이 좋아졌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5일 경기는 조금 어려운 상황이 나오면서 스스로를 더 작게 만드는 선택들을 많이 했다. 그래서 순간순간 멘탈도 많이 흔들렸던 것 같다. 결국 이제는 본인과 싸움이 아닌 상대 타자와 싸움을 해야 한다. 그런 선택을 계속 해야 되는 선수니까. 이제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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