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구심의 볼카운트 착각이 만든 해프닝.
희대의 삼성 라이온즈 전병우 '고의 사구' 논란.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16일 대구 경기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 연출됐다. 타자가 분명히 공에 맞았는데, 이게 볼넷으로 정식 기록이 된 것이다. 무슨 일이었을까.
상황은 이랬다. 4-2롤 삼성이 앞서던 8회말. 삼성은 바뀐 투수 이형범을 상대로 선두 박승규가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타석에는 전병우. 풀카운트 싸움이 펼쳐졌다.
이형범의 6구째 투심패스트볼이 제구가 흔들려 전병우의 몸쪽으로 향했다. 앞에 있는 왼 다리는 피해갔지만, 공이 전병우의 오른 다리를 강타했다. 누가 봐도 몸에 맞는 공. 전병우도 1루까지 걸어나갔다. 그런데 심판진이 전병우를 타석쪽으로 복귀시켰다. 다리를 가리키며 전병우에게 뭔가 설명을 했다. 전병우는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풀카운트에서 피하면 출룬데, 누가 일부러 맞겠냐는 것이었다. 박진만 감독도 나와 항의를 했다. 그런데 전병우는 다시 1루로 나갔다. 그런데 사구가 아니었다. 공식 기록은 볼넷이었다. 몸에 맞았는데 말이다.
확인 결과 구심을 포함한 심판진은 전병우가 피할 의도가 없었다고 해당 장면을 봤다. 타자가 욕심에 고의로 몸쪽 공에 몸을 갖다 대 사구로 나가려다 오히려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는 경우가 그동안 많았다.
그런데 전병우는 왜 볼넷이었을까. 야구 규칙을 보면 상황 파악이 가능하다. '타자가 투구를 피하지 않고 그 투구에 닿았을 경우'의 상황이 명시돼있다. 투구가 스트라이크 존에서 타자에게 닿았다면 타자가 피하려 했든, 안 했든 상관없이 모두 스트라이크가 선언된다. 투구가 스트라이크 존 밖에서 타자에게 닿았고 타자가 이것을 피하려 하지 않았다면 볼이 선언된다.
만약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하는 공인데 포구 위치가 볼이었다. 그런데 타자가 피하려는 의도를 보이지 않았다면 이는 스트라이크다. 물론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했다 해도 타자가 피하려는 의도를 보이다 맞으면 이는 사구다. 이 의도는 심판의 주관적으로 판단하는 영역이다. 규칙에 명시돼있다. 그런데 전병우의 경우는 완전히 볼이었다. 현재는 ABS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기에 이 부분은 명확히 판정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전병우는 사구 아니면 볼넷이었다. 심판이 고의적으로 다리를 갖다댄 게 아니라고 판단했다면 사구, 고의로 다리를 갖다댔다고 보면 볼넷. 결과적으로는 모두 1루 진루였다. 그런데 그렇게 나간 선수를 다시 오라고 하니 선수도, 박진만 감독도 황당할 수밖에.
확인 결과 구심의 볼카운트 착각에서 나온 해프닝이었다고. 구심은 풀카운트인지 잠시 잊고, 전병우가 고의로 발을 들이댔다는 판단을 해 '아직 판정이 끝나지 않았다'며 복귀를 지시했다고 한다. 풀카운트가 아니라면, 거기서 전병우가 피하지 않은 상황 볼인 공에 맞았다면 볼 판정이기에 전병우는 다시 타석에 서야하는 게 맞았다.
하지만 풀카운트였다. 심판진도 이를 즉시 인지하고 다시 1루로 나갈 것을 지시했다. 그러니 박 감독도 항의하러 나왔다 웃으며 들어갈 수 있었다.
그렇다면 KIA는 왜 체크 스윙 판독을 신청했을까. 전병우가 공을 피하는 과정에서 방망이가 돌 뻔 했다. 만약 타자가 피하려는 의도가 없는 가운데, 몸에 맞았더라도 헛스윙을 하면 스윙이다. KIA는 볼넷이 확정되자, 그 일말의 가능성을 타진한 것이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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