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화가 많이 나는 경기다."
김도균 서울 이랜드 감독의 쓴소리였다. 이랜드는 24일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FC와 '하나은행 K리그2 2026' 13라운드에서 3대1 승리를 거뒀다. 3경기 만에 승리에 성공한 이랜드는 승점 23점으로 일단 2위(24일 현재)로 뛰어올랐다. 이랜드는 지난 시즌 준플레이오프에서 당한 패배도 설욕했다.
하지만 경기 후 기자회견에 나선 김 감독의 표정은 어두웠다. 김 감독은 "승리는 했지만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였다. 화가 많이 나는 경기다. 후반 경기 내용이나 태도는 굉장히 좋지 않았다. 나도 마찬가지지만, 전 구성원이 집중력 있게 해야 하지 않나 싶다. 단지 승리한 것에 만족해서는 안되는 경기"라고 했다.
이어 목소리를 더욱 높였다. 김 감독은 "숫적 우위 속 집중력에서 밀리니 상대를 이겨내지 못했다. 결국 우리 문전까지 밀리고 실점까지 하게 됐다. 선수들은 열심히 뛴다고 했지만, 한두명의 집중력 저하로 전체 팀이 무너지는 상황이 생긴다. 전 선수가 똑같은 마음으로 뛰어야 한다. 멘탈적으로 더 정신차려야 한다"고 했다.
이날 이랜드는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성남 핵심 미드필더 박수빈이 박창환을 향한 거친 태클로 전반 7분 만에 퇴장을 당했다. 이랜드는 기세를 몰아 전반 23분 박재용, 35분 에울레르가 연속골을 터뜨리며 전반을 2-0으로 마무리했다. 누가봐도 이랜드의 편안한 승리가 예상됐다. 하지만 후반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한 명이 없는 성남의 공세에 시종 밀렸다. 후반 17분에는 김민재에게 추격골까지 허용했다. 시종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이랜드는 후반 39분 박창환의 쐐기골이 터지며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쉽게 끝낼 수 있는 경기가 어렵게 꼬이자 김 감독도 폭발했다. 선수들은 안일한 태도를 보이며 집중력이 흔들렸다. 집중력이 무너지자 숫적 우위 효과는 사라졌다. 변화를 위해 후반에 넣은 선수들도 지시 사항을 이행하지 못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전 선수단이 모여 찍는 '승리 포토'에도 나서지 않았고, 라커룸에서는 패배한 경기 보다 더 강한 어조로 선수들을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온화한 김 감독의 스타일을 감안하면, 이례적일 정도로 강한 질타였다.
이랜드는 올 시즌도 꾸준히 플레이오프권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이랜드는 고비마다 발목을 잡히며 치고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기긴 했지만, 성남전 같은 내용이 반복될 경우, 이랜드는 올해도 승격이 어려울 수 밖에 없다. 김 감독이 선수단 다잡기에 나선 이유다. '에이스' 에울레르는 "감독님은 우리의 보스이기에 말씀에 충분히 동의한다"며 "'승격과 우승을 원하는 팀이라면 절대 이런 후반전 경기력을 보여주면 안 된다는 뼈있는 말씀을 해주셨다. 선수들 역시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고, 다음에는 더 좋은 경기력으로 대처하자는 이야기를 라커룸에서 나눴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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