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이지현 작가가 '허수아비'에서 진범을 빨리 공개한 이유를 전했다.
이지현 작가는 2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허수아비'의 여러 의미가 있는데, 그걸 각각 다르게 차용했다"고 말했다.
26일 종영한 ENA 월화드라마 '허수아비'는 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을 수사하던 형사가 자신이 혐오하던 놈과 뜻밖의 공조 관계를 맺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모범택시' 시즌1을 집필한 이지현 작가와 박준우 감독이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이 작가는 범인이 정문성임을 빨리 공개하게 된 이유에 대해 "'허수아비'가 지닌 여러 의미가 있는데, 그걸 다 다르게 차용했다. 1부부터 범인이 밝혀지기까진 허수아비인 척하면서 살인을 저지르는 용우가 허수아비이고, 7부에서 용우가 진범 이기환인 게 밝혀진 이후로는 다른 허수아비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 그 시대에 범인을 잡지 못하고,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공권력이 허수아비가 될 수도 있는 거다. 또 범인을 끝까지 잡으려고 했지만 범인을 잡지 못한 태수가 허수아비일 수도 있다. 후반부에는 다른 허수아비가 극을 이끌어갔으면 했다"고 전했다.
이에 박 감독도 "장단점이 있긴 한데, 빨리 범인이 밝혀져야 저희가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어서 7부에 공개되는 게 적당하다고 생각했다"며 "작가님도 그렇게 대본을 써주셨고, 편집도 기존 드라마 편집의 관성이나 템포를 무시하고, 음악도 안 깔고 엇박자로 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허수아비'가 어떤 작품으로 남았으면 하는지 묻자, 이 작가는 "초반엔 '허수아비'가 많은 분들에게 오래 기억될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고 꿈을 꾸지 못했다. 그래도 마지막 화까지 보셨을 때 조금이라도 여운이 간직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감독도 "윤성여 선생님과 김용복 선생님 등 피해를 입으신 분들이 많이 계신다. 저희 딴에는 노력을 한다고 했는데, 그분들이 작품에 대해 만족하실지 잘 모르겠다. 저희한테 직접 말씀을 못하실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이 이춘재 살인사건으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분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랐는데, 얼마나 됐을지 잘 모르겠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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